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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불꺼진 창이 두렵다"… 올핸 '未 미입주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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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불꺼진 창이 두렵다"… 올핸 '未 미입주 공포'

입력
2009.01.1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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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일 때는 어렵긴 해도 일말의 기대를 해볼 수나 있죠. 당장 올해 2,500여 가구가 완공돼 입주를 시작할 예정인데, 만일 입주자가 적어 잔금이 예정대로 안 들어오면 그야 말로 회사가 존폐 위기에 몰리게 됩니다."

중견 건설업체 A사의 분양마케팅 담당 임원 B씨는 입주가 다가오는 단지를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걱정이 태산이다. 올해 입주 예정 단지 대부분이 절반 이상 미분양으로 남은 지방 아파트들인데다, 이미 분양 받은 계약자들조차 잔금을 치를 여력이 없어 계약을 파기하거나 입주를 미루겠다는 전화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중도금과 잔금 등 사실상 분양가의 대부분이 입주 때 들어온다"며 "작년보다 금융권 차입이 더 어려워진 점을 감안하면 건설업계의 본격적인 유동성 위기는 대량 미입주가 우려되는 올해부터"라고 털어놓았다.

지난해 건설업계를 위기로 내몰았던 미분양 공포에 이어, 올해엔 미입주의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 미분양의 경우 대부분 건설사들이 중도금 무이자 융자 등을 실시하는 만큼, 분양가의 10% 안팎인 계약금을 뺀 나머지 90% 남짓한 금액을 모두 입주 때 잔금으로 받아야 한다. 때문에 미입주에 따른 중도금ㆍ잔금 미납은 건설사 유동성에 직격탄일 수밖에 없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 입주 물량의 30% 가량을 점하는 경기도는 지난해(6만9,000여 가구 입주)에 이어 올해도 전국 시ㆍ도별 입주 물량이 7만9,000여 가구로 가장 많다. 작년에 비해 1만여 가구가 늘어난 데다, 상당수 단지가 미분양 아파트인 점을 감안하면 미입주에 따른 건설사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모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지방 미분양으로 건설업계의 유동성 위기가 시작됐지만, 올해엔 미입주 사태로 잔금을 받지 못해 쓰러지는 업체들이 속출할 것"이라며 "금융권 대출이 힘들어진 상황에서 중도금ㆍ잔금 회수마저 원활하지 않을 경우 대형 건설사도 부도 위기에 몰릴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이에 따라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설사들은 입주를 독려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올해 경기 용인에서 2,000여 가구 입주를 앞둔 C사는 부동산 가격 폭락으로 계약해지가 잇따르자 분양대금을 깎아주기로 결정했다. 50평형대의 경우 계약자가 입주를 하면 당초 분양가에서 1억5,000만원을 공제하고 잔금을 받기로 한 것이다.

수도권과 대구, 경남 등지에서 3,000여 가구 입주가 예정된 중견 D사도 입주 개시 이후 잔금 납부 상황 등을 고려, 취득ㆍ등록세를 완전 면제해주거나 50% 할인, 25% 할인 등의 차등적인 입주 독려 프로그램을 도입, 빠른 입주와 잔금 납부를 유도하기로 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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