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쟁점 법안 협상 결과를 둘러싼 한나라당 내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원내 지도부 사퇴론을 둘러싼 내홍뿐 아니라 여당 전반의 무기력증에 대한 반성,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 간 미묘한 신경전 등이 뒤섞이고 있다. 그러나 원내지도부 사퇴론은 당 지도부의 조기 진화 노력 등으로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7일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했던 친이계 의원 모임인 '함께 내일로'는 8일 오찬 모임을 갖고 향후 행동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심재철 대표는 "특별한 결론을 내진 않았다"면서도 "모임에선 원내지도부가 잘못했다는 비판과 함께 현 지도부로 2월 임시국회를 끌고 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고 전했다. 상황을 지켜 보면서 지도부 책임론을 계속 제기해 나간다는 뜻이다.
공성진 의원도 "의원총회에서 합의안을 추인했다고 패장이 앞으로 계속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2월 국회에서 있을 법안전쟁에서는 새로운 진용을 구축해 임하자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분위기상 원내지도부 사퇴론이 현실화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당 지도부의 진화 노력이 강한 데다 '불만은 있지만 지도부 사퇴가 능사는 아니다'는 의견이 친이계 내부에서도 많기 때문이다.
박희태 대표는 이날 "최종 목표는 2월 임시국회인데 항해 중에 선장이 뛰어 내리라고 할 수 없다"면서 홍 원내대표 퇴진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몽준 최고위원도 "지도부 책임론이 나오는데 172명 모두 책임이 있다. 사퇴는 지엽적 문제"라고 말했다.
친이계의 한 축인 이상득 의원도 친이재오 성향 의원들과는 달리 사퇴론에 부정적이고, 친박계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2월 국회는 현재의 원내지도부가 그대로 이끌 가능성이 많다고 봐야 한다.
사퇴론 논란과는 별도로 거대 여당에 대한 자성론도 들끓었다. 정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언론은 한나라당 모습을 지리멸렬이라고 표현하지만 내가 보기엔 전멸했다"며 "한나라당은 '두나라당' '웰빙정당' 체질을 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 친이계 핵심 의원은 "친이 의원들도 법안 전쟁 과정에서 아무것도 한 일이 없다는 점을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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