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즈프롬의 가스 공급 중단으로 유럽 전체가 얼어붙으면서 가즈프롬의 위력에 새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소련 해체 후 사유화했던 가즈프롬은 2005년 국영 기업으로 탈바꿈 한 후 러시아 경제성장의 원동력인 동시에 러시아의 외교력 행사에서 최고의 무기 역할을 했다. 세계 최대 가스기업인 가즈프롬은 총 2억9,000㎥ 즉 전 세계 가스 매장량의 16%를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가 가즈프롬의 에너지를 내세워 주변국에 외교적 압박을 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6년 친서방 성향 빅토르 유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오렌지혁명 당시 가스 공급 중단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를 압박했고 체코가 미국과 미사일방어(MD) 기지 협정을 맺을 당시에도 체코로 가는 가스 공급을 끊었다.
지난해 그루지야 전쟁 역시 바쿠-츠빌리시-세이한으로 이어지는 송유관에 대한 통제권을 손에 넣기 위한 시도로 해석됐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알렉스 프라브다는 인디펜던트에 "에너지가 러시아의 주된 자원이긴 하지만 외교에 있어서는 에너지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석유 가격 폭락과 전세계적인 신용위기가 겹치면서 가즈프롬의 위력도 한풀 꺾이고 있다. 지난해 가즈프롬의 시가총액은 3,500억달러로 세계 3위 규모였다. 당시에는 2015년까지 1조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하지만 석유가격 하락으로 현재 시가총액은 860억달러에 불과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가스 가격은 6개월 혹은 9개월의 시간차를 두고 석유 가격에 연동돼 결정되기 때문에 가스 가격은 앞으로 더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 봤다. 지난해 1000㎥ 당 530달러였던 가스 거래가가 250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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