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을 예견하는 등 경제위기 상황에 대한 정확한 예측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온라인 경제대통령’으로 불린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가 검찰에 체포됐다. 미네르바가 정부의 경제위기 대처방안을 일관되게 비판해 왔다는 점에서 그의 체포를 둘러싸고 검찰의 과잉대응 논란도 일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부장 김주선)는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로 추정되는 박모(30)씨를 인터넷상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전기통신기본법 위반)로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8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해 12월 29일 ‘대정부 긴급공문발송-1보’라는 제목으로 “정부가 주요 7대 금융기관과 수출입 관련 주요 기업에 달러 매수를 금지할 것을 긴급 공문 전송했다”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인터넷 상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9일까지 박씨를 조사한 뒤 혐의가 확정되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박씨는 그 동안 세계적 경제위기 및 한국 정부의 대처 등과 관련해 100여 편의 분석적인 글을 인터넷에 올려 경제분야 전문가로 추정됐지만, 자신이 밝힌 것과는 달리 증권사나 외국 금융기관에서 근무한 경험이 없는 전문대 출신의 무직자라고 검찰은 밝혔다. 박씨는 “미네르바의 이름으로 올린 글 전부를 내가 썼고, 경제학을 독학했으며 학위를 받거나 한 것은 아니다”고 진술했다고 검찰 관계자는 말했다.
검찰은 박씨의 진술 등을 근거로 현재로선 ‘미네르바’라는 필명의 글을 모두 박씨 혼자 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여러 네티즌이 글을 올렸거나, 박씨가 다른 사람에게 ID 등 수단만 제공해주었을 가능성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미네르바는 지난해 미국 주요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의 파산과 환율 급등, 주가급락을 예견하는 글을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다음 토론방 ‘아고라’에 잇따라 올리면서 유명세를 탔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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