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강남 3구 투기지역 해제 유보로 주춤하던 서울 강남권 주택시장이 금리 인하, 제2롯데월드 신축 허용 등의 겹호재와 국토해양부의'설 전후 강남 투지기역 해제' 방침 소식으로 지역별로는 1억원가량 이상씩 폭등하고 있다.
11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지난 주 서울 송파구(0.30%), 강남구(0.12%), 강동구(0.06%) 등 강남권 일대의 아파트 가격이 일제히 오름세를 기록했다. 강남구의 경우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만에 첫 오름세다. 강남의 부동산 거품이 채 꺼지기도 전에, 상황에 따라서는 또 투기가 재연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들썩이는 강남 집값
서울 송파의 B공인 대표는"제2롯데월드 건설이 허용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고 금리까지 떨어지면서 매수 문의가 폭증했다"며 "설을 전후해서 투기지역이 해제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토요일인 10일에도 밤늦게 가게 불을 밝혀야 했고, 일요일인 11일에도 문을 열고 일을 봐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말 10억원을 밑돌던 잠실주공5단지 112㎡(34평)이 9, 10일 이틀에만 7건의 계약을 성사시켰다"며 "최고 11억원에서도 매매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지난 연말 9억5,000만원이던 매매가를 감안하면 2주 사이 1억5,000만원이 오른 셈이다.
제2롯데월드와 거리가 있는 서초구는 매매가 하락 폭이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구는 지난해 12월 첫 주 매매가 변동률이 -0.58%에서 마지막 주 -0.27%로 하락폭이 크게 둔화됐고, 이달 초에는 -0.16%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 주엔 -0.04%까지 줄어들었다. 시세도 3.3㎡당 3,000만원 안팎을 유지할 정도로 거품이 여전한 상태에서 가격 하락세가 사실상 멈추고 반등을 시작한 셈이다.
◆현실화 하는 투기지역 해제 부작용
스피드뱅크 리서치센터 김은경 팀장은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지정 해제가 기정 사실화 되면서 가격상승 기대감이 커진 게 사실"이라며 "대부분의 매물들이 빠르게 회수되고 있는 가운데 거래가 활발해지는 등 재건축 시장이 크게 요동 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B공인 대표 A씨는 "최근의 매수세는 강남 집값이 바닥을 쳤다는 얘기에 강남 3구 투기지역 해제 소식까지 들리자 행동에 나선 수요들"이라며 "실수요 보다는 투기 수요"에 무게를 뒀다.
며칠 새 매매가가 급등하자 투기 심리 재연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힘을 받고 있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동산연구소장은 "아직은 추가 하락을 예상하는 수요가 많아서 매수세가 크게 붙지 않는 것"이라며 "강남 부동산 바닥론과 강남 3구 투기지역 해제가 맞물리면 수요가 한꺼번에 몰려 가격이 치솟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투기지역 해제 이후 나타날 문제점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동산뱅크 김용진 본부장은 "최근 강남 가격 급등은 여러 호재에 기인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2006년 고점 대비 하락폭이 가장 심했던 곳들"이라며 "잠잠하던 투기 수요들이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 시점에 맞춰 들어와 단기 차익을 노린 매집의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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