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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35년 고도제한도 완화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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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35년 고도제한도 완화하라"

입력
2009.01.1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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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허가를 위해 서울공항의 활주로 각도를 변경하면서도 정작 수십년간 고도제한 피해를 받아온 성남시와 시민들의 요구는 전혀 수용하지 않아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성남시 이대엽시장은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기업에는 특혜를 베풀면서 100만 성남시민들의 요구를 외면한다면 시민 저항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확대될 것"이라며 "제2롯데월드와 고도제한문제를 동시에 풀어 민과 군이 상생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성남시 재개발재건축연합회 이춘섭 부회장도 이날 "영장상(193m) 꼭대기로부터 300m 공간 내로는 비행하지 않는 공군이 45m라는 고도제한을 유지하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정부가 일개 기업은 배려하면서 성남 수정 중원구 50만 주민은 무시하는 행태를 계속할 경우 실력행사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또 성남시 재개발 및 서울공항문제 해결을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도 이날 "35년간 고도제한 피해를 감내한 성남시민만 희생시키는 정부의 이번 결정이 심히 유감스럽다"면서 "앞으로 서울공항 주변에서 차량시위, 풍선시위 등 모든 합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정부의 대응을 봐가며 향후 집단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이번 조치에도 불구, 성남지역에 고도제한 강화로 인한 추가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활주로 하단부를 성남시 서쪽으로 이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고도제한구역에서 해제되는 지역이 일부 발생한다"면서 "시뮬레이션 결과 비행안전 5,6구역 경계선에 약간의 변동이 생기긴 하지만 무시해도 될 정도"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성남시가 우려했던 판교신도시 피해도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성남공항 활주로 변경에 따른 유동성 때문에 진행을 보류해 왔던 구시가지 26개 재개발 재건축 사업이 재개될 전망이다.

실제 수정구 신흥동 신흥주공아파트의 경우 잠실 제2롯데월드 허가와 관련, 고도제한권역 변경 가능성 때문에 1년 가까이 사업추진을 미뤄왔으며 수정구 태평동 건우아파트 재건축추진위 역시 같은 문제로 사업 추진을 늦춰왔다. 또 구시가지 내 26개 재개발단지 관계자들도 고도제한구역 강화 가능성에 따른 사업성 저하를 우려했었다.

신흥주공아파트 신응철위원장은 "제2롯데월드 사태가 매듭지어지지 않으면서 지난해 3월 끝나야 할 설계를 아직까지 미루고 있었다"면서 "추가피해가 없어 다행이지만 이번 기회에 고도제한이 합리적으로 조정돼야만 한다"고 말했다.

성남시는 수정, 중원구 26개동 중 24개동 21만615가구가 고도제한의 적용을 받아 상당지역이 지표면으로부터 45m이상 건축할 수 없어 막대한 재산피해를 감수해 왔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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