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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3당 원내대표 'TV쇼' 보기 민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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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3당 원내대표 'TV쇼' 보기 민망했다

입력
2009.01.1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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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은 이렇게 국민을 희롱하고 얕잡아 보아도 되는 사람들인가. 아무리 정치라는 것이 끼리끼리 벌이는 쇼라고 한다지만 무엇이 쇼이고 어느 대목이 실인지 힌트나 암시는 줘야 하지 않겠는가. 엊그제까지 국회에서 대형 망치를 휘두르고 소화기를 쏘아대는 짓을 교사하거나 방치했던 여야 원내대표들이 온 국민이 지켜보는 TV에 출연해 노래자랑을 하고, 어쭙잖은 팔씨름을 해댔다.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이 보라고 일요일 밤에 인기 배우를 사회자로 모신 프로그램(KBS2TV '박중훈쇼')에 여야 3당 원내대표가 어깨동무하고 나가 희희낙락거린 것부터 코미디였으니, 그 프로는 성공적이었다고 봐도 좋겠다. 아이들이 "저 사람들이 그 사람들 맞아"라고 의아해 하는 동안, 함께 TV를 보던 어른들은 창피하고 남우세스러워 가슴을 졸였다.

홍준표 원혜영 권선택 3당 원내대표는 전 세계로 망신살이 뻗치게 만들었던 '폭력국회 사태'에 대해 최소한 그 흔한 대국민사과 정도는 했어야 옳았다. 당연히 해야 할 일에는 그다지 인색했던 그들이 TV 인기프로그램에 얼굴을 내밀게 되니 사이좋게 합의해 <목로주점> 을 열창했다. 진짜 '주점'은 우리의 정치판이고, 흐트러진 술판은 여의도 국회였다. 상대방을 '훌륭한 의회주의자이며 지도자'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는데, 그 마음의 10분의 1만 진심이었다면 국회폭력 사태는 아예 일어나지도 않았을 게다.

정치인들이 국민들과 정서를 공감하고 가까이 다가서려 노력하는 것이야 물론 바람직하다. 하지만 정치인으로서 국민들에게 기본적으로 지킬 것은 지켜가며 쇼라도 해야 한다. 그 와중에 동반 해외출장까지 합의해 두었다가 뒤늦게 여론이 좋지 않다며 슬그머니 취소한 것까지 생각하면, 국민들이 그들 눈에 너무 우습게 보였다는 자괴감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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