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대통령’이라는 찬사까지 받은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의 이미지는 허상에 불과했던 것일까.
허위사실 유포(전기통신기본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박모(31)씨의 글에 대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은 “인터넷에서 모은 정보를 짜깁기한 글”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검찰 관계자는 11일 “언뜻 보면 미네르바의 글이 매우 전문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스스로 예측했다기보다는 인터넷에서 모두 구할 수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경제 전문 사이트나 블로그 등에서 특정 대목을 찾아 수집해 놓은 뒤 적절히 인용해서 글을 썼다는 것이다.
일례로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을 예측해 미네르바의 유명세를 결정적으로 높였던 글의 경우, 경제 전문 매체의 기사를 그대로 베낀 것이라고 검찰은 말했다. 또 환율이나 외환시장 동향을 예측한 것 역시 당시의 여러 매체의 기사나 관련 전문가의 글에 이미 나와 있던 내용이라고 검찰은 밝혔다.
이 같은 검찰의 설명은 미네르바의 글에 드러난 전문성으로 볼 때 ‘진짜 미네르바’가 따로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끊이지 않자 “박씨가 ‘바로 그’ 미네르바”임을 명확히 한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박씨 외에 또 다른 미네르바가 존재할 가능성을 여전히 제기하고 있다. 글의 전문성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애초 미네르바로 알려진 ‘증권사에 다녔고 해외체류 경험이 있는 50대 남자’와 박씨의 실제 모습 간에 간극이 워낙 큰 데다, 지난해 12월 시사월간지 ‘신동아’의 미네르바 인터뷰 기사와 관련해 박씨가 인터뷰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검찰은 현재로선 박씨의 단독범행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공범의 존재 가능성을 완전 배제하진 않고 있다. 검찰은 박씨를 상대로 글을 함께 쓴 공범이나 조언을 준 인물이 있는지 계속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네티즌들을 열광케 했던 미네르바의 실체는 검찰 수사가 좀 더 진척된 뒤에야 확실히 규명될 전망이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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