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 일본진출 좌절이 남긴 것밸런타인 감독 직접접촉 승부수가 화근두산도 미지근한 태도로 이미지에 타격
[스포츠한국]
'이번에는 반드시'라고 말했지만, '이번에도 역시'였다.
김동주(33)의 일본 진출 꿈이 무산됐다. 10일 두산 잔류 의사를 밝힌 김동주는 11일 오전 연봉 7억원에 사인했다. 계약 후 김동주는 "그동안 일본 진출 추진과 관련해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스럽다. 이제 해외 진출에 대한 미련은 없다"고 말했다.
이로써 2007시즌 후부터 햇수로 3년을 끌어온 김동주의 일본 진출 프로젝트는 씁쓸한 뒷맛만 남긴 채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프로야구의 대표타자 김동주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고, 두산은 두 시즌 연속 김동주 측의 시간 끌기에 전전긍긍하면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 미숙한 에이전트
2007시즌을 마친 자유계약선수(FA) 김동주는 두산이 제시한 4년 62억원의 최고대우도 마다하고 일본행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미 일본 구단들은 거포 3루수들을 낙점한 상황이었다.
결국 총액 9억원에 1년간 두산에 머문 김동주는 2008시즌 후 다시 일본 진출에 매달렸다. 1년 전 협상력 부재가 도마 위에 올랐던 에이전트와 다시 손을 잡았다. 그러나 김동주는 결과적으로 에이전트의 미숙한 일 처리에 고개를 떨궈야 했다.
김동주의 에이전트는 지난달 지바 롯데 바비 밸런타인 감독을 미국에서 직접 접촉하는 승부수를 던졌으나 오히려 화근이 됐다. 밸런타인 감독과 구단 수뇌부의 갈등이 증폭되는 계기가 된 것. 지바 롯데의 김동주 영입은 '없던 일'이 됐다. 메이저리그 신분조회 또한 모양새를 갖추기 위한 '작업'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애초 김동주는 미국 진출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김동주의 에이전트는 과거 구대성(한화)의 메이저리그(뉴욕 메츠) 진출 때 뉴욕 양키스 입단을 기정사실화해 물의를 빚었고, 이승학(두산) 김일엽(롯데)과도 금전적인 문제로 잡음을 일으킨 바 있다.
▲ 어정쩡한 구단
두산은 일본 전지훈련 출발일인 11일 극적으로 김동주를 일본행 비행기에 태움으로써 전력 누수는 피했다. FA 홍성흔을 롯데에 내줬지만, 3번 김현수-4번 김동주-5번 맷 왓슨으로 이어지는 든든한 중심타선을 꾸리게 됐다. 그러나 김동주를 붙잡는 과정에서 팬들로부터 '구단의 태도가 미지근하다'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두산은 지난해 '1년 뒤 해외 진출 보장'이라는 어정쩡한 계약을 한 결과 올해 초까지 김동주 계약 건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김동주 측의 '기다려 달라'는 말만 믿었다가 용병 계약 등 산적한 문제들을 뒤로 미루는 우를 범했다.
두산은 10일 내야수 정원석과 연봉조정신청을 냈다가 1시간 여 만에 철회하는 해프닝으로 빈축을 샀다. 두산의 제시액은 4,200만원이고, 정원석의 희망 연봉은 4,400만원이었다. 불과 200만원의 차이를 두고 벌인 줄다리기는 김동주에 '올인하던' 모습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양준호 기자 pires@sportshankook.co.kr
회춘하신 이사님~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