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중동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중동산 두바이유가 배럴당 45달러를 넘어서면서 유가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치적 불안보다는 경기 회복 여부에 따라 유가의 향배가 결정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6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5일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2.60달러 오른 45.48달러에 형성됐다.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45달러 선을 넘은 것은 지난해 12월 1일 이후 처음이다. 석유공사는 중동지역의 계속된 불안과 함께 전날 미국 증시의 상승세가 두바이유 강세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뉴욕상업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도 이날 배럴당 2.47달러 오른 48.8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석유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역시 2.71달러 상승한 배럴당 49.62달러를 기록, 50달러 선에 바짝 다가섰다.
이날 국제 유가의 강세는 중동지역의 불안과 함께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유럽 공급 차질도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의 국영 천연가스 회사 가즈프롬이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가스 파이프라인에 대한 가스공급 중단을 결정함에 따라 남동부 유럽으로의 가스공급이 25%가량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해 말 알제리 오란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하루 420만배럴 감산을 결정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곧 결정을 이행할 것이라는 소식도 유가 강세에 일조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국제 유가가 다시 급등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된다. 실제 두바이유는 지난달 24일 배럴당 36.88달러까지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10일도 안 돼 23%나 상승했다.
그러나 이런 반등이 계속 이어질 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구자권 한국석유공사 해외동향팀장은 "최근 국제 유가가 저점을 찍고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중동지역 불안이나 산유국의 감산 결정 등에 따른 영향보다는 경기 회복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이나 가자지구는 원유 생산과는 사실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중동 국가들이 이스라엘 지지 국가들에 대한 석유수출 금지 등을 결의하는 일이 생기지 않는 한 중동지역 불안이 국제 유가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구 팀장은 "최근 국제 유가 상승은 오히려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에 미 오바마 정부의 출범과 경기 부양 기대감으로 상승하고 있는 주식시장의 영향 등이 결합된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제 유가는 미국 경기의 회복 여부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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