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하반기 가요계는 매력적인 여가수를 한 명 얻었다. 과거 '코나' 라는 밴드로 활동했던 배영준과 한재원, 김상훈이 새로 결성한 'W'의 보컬인 웨일(본명 박은경ㆍ23)이다.
웨일의 참여로 'W&Whale'이 된 이들의 앨범 '하드보일드'(9월 발매)는 모던록과 일렉트로닉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뤘다는 평을 받으며 10대 팬들이 스타에 보내는 무작정한 호응 없이도 2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자연히 가요계와 팬들은 이십 대 초반의 보컬 웨일에게 시선이 꽂혔다. 'W'에 들어온 후 MBC 드라마 '케세라세라'의 사운드 트랙에 참여한 게 그나마 돋보이는 경력에 불과한 웨일은 파워 넘치는 목청과 독특한 음색으로 가요계의 화제가 됐다.
그는 한 통신회사의 광고노래를 불러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이는가 하면 윤상의 앨범 '송북'에 피처링하고, 연말 20여 회의 공연 게스트로 초대되어 '섭외 1순위'에 오르는 등 '대목'의 시간을 보냈다. 마침 인터뷰한 4일 오후 그는 고 김광석의 13주기 추모 콘서트 무대에 오르기 위해 대학로 공연장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신인에 불과한 제가 이런 의미 있는 무대에 오르게 된 것 자체가 영광이죠. 회사에서 스케줄을 말해주는데 너무 놀랐어요. 곧 공연을 하는데 가슴이 막 벅차네요." 고 김광석의 추모 공연은 박학기, 이은미, 동물원 등 그야말로 쟁쟁한 선배 가수들이 주로 꾸미는 무대여서 이 자리에 선다는 사실이 웨일에겐 그만큼 주목 받는 신인이란 의미가 된다.
학교를 다니며 그 흔한 밴드생활조차 경험하지 않은 그는 2004년 봄 다이안 슈어의 '루이지애나 선데이 애프터눈'을 담은 데모CD를 만들어 'W'에 보내면서 프로 뮤지션의 길에 발을 올렸다.
"친구들과 길거리에서 연주할 때 주로 부르던 곡인데 기존의 익숙한 음색과 많이 다르고 독특하다며 저를 보컬로 선택해주셨어요. 제가 알기론 아마 경쟁률이 500대 1 정도였을 거예요."
10대를 겨냥한 아이돌 시장을 제외하면 딱히 가요계를 주도하는 여자 가수가 부족한 현 상황에서 김윤아나 조원선을 연상시킬 정도의 보컬을 소유한 웨일은 많은 이들로부터 2009년의 주목 받을 새 별로 꼽힌다.
"하드보일드 앨범 이후 음악방송, 라디오 게스트로 출연 섭외가 몰렸어요. 연말엔 단독콘서트도 하고 2009년 초에도 잇달아 콘서트가 있을 예정이에요. 정말 굉장한 시간의 연속이죠. 바로 리믹스 앨범작업에 들어가고 솔로 앨범 제작 가능성도 있어요. 저의 경쟁력이요? 다른 것 없어요. 음악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의지가 강하죠. 장르도 집착하지 않을 거예요. 그런데 춤은 좀…."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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