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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에세이] 세상에 대한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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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에세이] 세상에 대한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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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08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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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누리고 있는 21 세기의 위대한 기술 혁신은 지난 수백 년간 과학자들이 반복적으로 해오고 있던 일, 즉 주위 세상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것 결과물이다. 과학자들이 던진 엉뚱한 질문에 대한 답은 우리를 매혹시켰고, 우리가 전혀 꿈꾸지도 못했던 일들도 가능하게 해주었다.

20세기 직전 저명 과학자인 켈빈 경이 '매우 뜨거운 물체로부터 어떻게 자외선이 나오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한 답을 추구하는 과정은 궁극적으로 양자이론, 레이저, 컴퓨터 등 현대 과학기술 문명의 혁신으로 이어졌다. 예나 마찬가지로 지금도 과학이 던지는 질문은 머지 않은 미래에 우리가 사는 방식을 완전히 바꿀 것이다.

현대 사회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를 가늠하려면, 지금 과학자들이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를 보아야 한다. 찾아낸 답이 우리를 어디로 이끌지 정확한 예측은 어렵지만, 우리에게 엄청난 미래의 가능성과 도약의 기회를 제공해줄 것임에 틀림없다.

"우주에 대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궁극적인 통합 이론을 만들 수 있을까?" 이러한 물리학자들의 학문적 질문은 그 답을 찾는 과정에서 놀라운 과학기술 진보를 선도해왔다. 한 예로 19세기말 스코틀랜드 물리학자인 제임스 맥스웰의 전기Ÿ자기 통합 이론은 TV, 레이더, 무선 통신의 기초를 제공하였다.

현재 이 이론에 강력Ÿ약력이 통합된 표준모델은 원자, 핵, 소립자 등 미시 세계를,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은 중력과 시공간의 관계를 잘 설명하고 있다. 끈 이론을 통해 '모든 것에 대한 통합이론'이 만들어지면 빅 뱅과 같은 우주의 기원, 블랙홀, 시간의 시작과 끝 등에 대한 질문에 답을 주고 우주와 주위 환경을 제어하는 길을 열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복잡한 시스템에 대한 예측을 획기적으로 향상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우리가 무엇인가'에 대한 탐구에 연결되어 있다. 생물체는 수많은 부분들이 강하게 상호 작용하는 복잡한 시스템이다. 과학자들은 어떻게 복잡한 조직체가 형성되는지, 그 법칙은 무엇인지를 탐구하고 있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은 생명의 발현에 대한 이해에서 더 나아가 간질과 심장 오작동 등의 의학적 난제와 기상현상, 난류 등 복잡한 현상의 제어에 공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혁명적으로 진보하는 슈퍼컴퓨터의 도움으로 복잡한 현상을 매우 세밀하게 탐구할 수 있게 되어, 전혀 새로운 형태의 학제간 융합 분야가 만들어지고 있다.

"의식을 가진 기계를 만들 수 있을까?" 의식과 감각은 자신뿐 아니라 주위와의 관계에 의해 만들어지는 주관적인 경험이다. 이렇게 관찰의 본질 자체를 다루는 것은 전통적으로 철학의 영역에 머물러 왔지만 일부 물리학자들은 양자역학의 원리를 의식의 영역에 확장하고 있다. 한편 다른 과학자들은 무지개의 시각적 경험을 망막과 시각 시스템의 신경물리학으로 접근하듯이, 의식의 문제도 신경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설명하는 것을 시도하고 있다.

사실 우리 주위 세상에 대한 감각적 경험은 뇌에서 뉴런의 전기적 활동에 의해 만들어진다. 최근 뇌 영상 측정 기기의 발전으로 이러한 뇌 활동을 손금을 보듯이 들여다보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과학자들은 뇌의 다양한 부위에서 뇌파 등 뇌활동 데이터를 측정, 분석하여 '의식의 기저에 무엇이 있는지'에 대한 답을 찾고 있다. 이러한 의식에 대한 도전적 연구는 궁극적으로 '우리가 누군가'에 대한 해답을 찾는 데 공헌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들의 경험은 근본적인 과학적 질문이 우리 삶을 바꾸고 또 더 많은 질문을 낳게 된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이러한 경험에 비추어 우리는 주위 세상에 대해 또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까?

김승환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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