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가 '꿈의 구연'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2009년 축구계의 가장 큰 변화는 AFC 챔피언스리그의 확대다. AFC는 올해부터 챔피언스리그를 '유럽형'으로 개최한다. 대회의 위상과 흥미를 높이기 위해 대회 규모와 상금을 대폭 늘렸다.
28개 팀이 7개조로 나뉘어 각 조 수위팀과 전년도 우승팀이 8강 토너먼트를 벌이는 지난 대회 방식 대신 32개 팀이 8개 조로 나뉘어 홈 앤드 어웨이의 조별리그를 치른 후 각 조 1,2위 팀이 16강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린다.
16강전은 상위팀의 홈에서 단판으로 열리고 이후에는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승 상금은 지난해의 60만 달러에서 150만달러(약 19억 6,000만원), 준우승 상금은 40만달러에서 75만 달러(9억 8,000만원)로 수직 상승했다.
AFC는 조별리그를 동서 쿼터로 나눴다. 서부 쿼터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중동팀 중심으로 편성되고 동부 쿼터는 한국과 일본, 중국, 호주 팀 등으로 이뤄진다. 홈 앤드 어웨이로 열리는 경기 방식의 편의를 위한 조치지만 이로 인해 흥행 요소도 크게 강화됐다.
숙명의 라이벌인 한국과 일본, 중국 팀들이 조별리그에서 '외나무 다리 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7일 오후 4시(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조별리그 추첨 결과에 따라 '죽음의 조'도 탄생할 수 있다.
소속 리그를 달리하는 한국 축구인의 맞대결이 이뤄질 경우 흥미가 배가될 전망이다.
K리그에서 전남, 서울을 지휘했던 이장수 감독은 베이징 궈안을 이끌고 우승컵에 도전하고 지난 시즌 종료 후 J리그로 진출한 조재진, 박동혁(이상 감바 오사카)은 유니폼을 갈아입고 '친정'과 맞대결을 펼칠 수도 있다.
지난해 한국 국적으로 일본에서 태어나 북한 대표팀 유니폼을 입어 화제가 됐던 정대세(가와사키 프론탈레)와 K리그 팀이 펼칠 대결도 흥미를 끈다. 정대세는 2007년 4월 AFC 챔피언스리그 홈 경기에서 두 골을 작렬하며 전남에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안긴 바 있다.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하면서도 걸맞는 성적을 내지 못했던 K리그 구단들이 2009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06년 전북 현대가 아시아 정상에 올랐지만 2007년에는 J리그 팀들과의 대결에서 모조리 패배했고 지난 해에는 단 한 팀도 8강에 오르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정규리그 챔피언 수원과 준우승팀 서울, 정규리그 3위 울산, FA컵 우승팀 포항이 K리그 대표로 출전한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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