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사무처와 민주당이 정면충돌하면서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와 박계동 국회 사무총장의 인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두 사람의 정치적 궤적은 처음엔 많이 닮았다. 두 사람은 각각 서울대, 고려대 학생이던 1970년대 유신 시절, 긴급조치 위반으로 옥고를 함께 치른 이른바 ‘긴조세대’의 대표주자들이다. 1990년 3당 통합에 반대해 탄생한 ‘꼬마 민주당’에서 한솥밥을 먹으면서 정치적 동지가 됐고, 14대 총선을 통해 나란히 국회에 입성했다. 96년 15대 총선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신 두 사람은 노무현 전 대통령 등과 함께 불고기집 ‘하로동선’을 1년간 공동 운영하기도 했다.
어려운 시절을 함께 한 동지다 보니 지금도 박 총장(52년생)은 원 원내대표(51년생)를 ‘형’이라 부른다.
그런 두 사람이 적장으로 만난 것이다. 박 총장은 민주당 농성자 강제 해산을 진두지휘하는 ‘현장사령관’으로, 원 원내대표는 이에 맞서 결사항전을 다짐하는 민주당의 ‘원내사령탑’으로 마주하게 된 것이다.
양측의 거친 충돌 앞에서 두 사람의 인연도 별 무소용일까. 국회 경위들의 강제 진압 과정에서 원 원내대표의 안경이 부러졌고 민주당은 경찰병력 동원 논란 등을 문제 삼으며 박 총장을 형사고발 했다. 날선 신경전도 벌인다. 사무처는 “민주당이 15명 정도만 남기고 로텐더홀을 비워주기로 약속 해놓고 어겼다”고 비판했고, 민주당은 “박 총장이 ‘토요일엔 상황이 없을 것’이라고 원 원내대표에 약속해놓고 속였다”고 날을 세웠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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