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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선의 코트 속으로] 징크스는 생각하기 나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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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선의 코트 속으로] 징크스는 생각하기 나름

입력
2009.01.08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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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새해가 되면 모든 사람이 새로운 각오를 다진다. 또 미래가 궁금하고 성패가 걱정스러운 것도 한결 같은 마음일 것이다. 새해 들어 토정비결을 많이 보는 것도 이 같은 때문이다.

기축년 새해를 맞이한 프로농구도 안개 속이다. 최종 순위는 그야말로 오리무중이다. 토정비결을 통해서라도 알 수만 있다면 감독들은 당장 달려갈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토정비결로는 프로농구 순위를 알기 어렵다.

순위싸움이 치열할 때면 선수들이나 코칭스태프, 심지어 구단 직원들까지도 경기력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칠까 노심초사한다. 짜릿한 승리를 거두면 모든 것이 좋게 받아들여지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식사 메뉴, 옷차림, 경기 전 이벤트, 버스에서 선수들의 좌석 배치까지도 두고두고 마음에 걸린다.

경기 전에는 미끄러지거나 깨진다는 이유로 미역국이나 계란요리를 잘 먹지 않는다. 농구화나 양말 색깔을 골라 신기도 하고 양복이나 넥타이 색깔에도 각별히 신경을 쓴다. 심지어 승리했던 날 입었던 속옷을 계속 입기도 한다. 이른바 징크스다.

가볍게 생각할 수 있는 '기분 좋은' 징크스는 집중력을 다잡을 수 있고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게 그렇듯 과하면 도리어 해가 된다.

사실 미역국이나 계란요리는 경기 전 섭취해야 할 좋은 영양분들이다. 1년에 54경기나 치러야 하는데 경기 있는 날이라고 해서 미역국이나 계란요리를 안 먹는다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모든 경기는 전략이나 전술적인 분석ㆍ수정ㆍ보완이 우선돼야 한다. 사소한 징크스에 신경을 쓰고, 결과를 징크스 탓으로 돌리는 것은 정신적인 낭비다.

이번 시즌도 어느덧 절반이 지났다. 안 좋은 징크스가 있다면 털어버려야 한다. 징크스는 안고 있으면 독이 된다.

전 SKㆍ기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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