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이제 시대 변화를 읽고 우리와 함께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를 바란다."(이명박 대통령 2일 신년 국정연설)
"(북한은 대남관계에서) 기존 노선을 유지해나갈 것으로 보인다."(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2일자)
새해 벽두부터 남북은 평행선을 예고하는 언급을 했다. 접점을 찾기 힘든 형국이어서 남북 최고책임자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올해 상반기까지는 남북관계 경색 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다.
구랍 31일 신년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1~2년의 남북관계를 보고 근시안적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장기적 관점에서 대북 문제를 풀어가겠다"며 북한에 양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2일 신년 연설에서도 "언제라도 북한과 대화하고 동반자로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북한은 이제 더 이상 남남갈등을 부추기는 구태를 벗고 협력의 자세로 나와야 한다"고 압박했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1일 노동신문 등에 게재된 신년 공동사설에서 북한은 현 정부를 "6ㆍ15, 10ㆍ4 선언을 전면 부정하고 파쇼독재 시대를 되살리며 북남대결에 미쳐 날뛰는 남조선 집권세력"이라고 비난했다. "우리는 역사적인 북남 공동선언에서 탈선하는 그 어떤 요소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해와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또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 온 조선신보도 2일 "북남관계에 대해 (남측이) 아무리 허울좋은 말을 늘어놓아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가장 큰 난관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6ㆍ15와 10ㆍ4 선언 이행 문제. 북한은 이명박 정부의 10ㆍ4 선언 이행을 촉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남북당국 간 대화를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며 버티고 있다.
남북의 입장 차는 당분간 좁혀지기 힘들 것 같다. 북한의 경우 북미관계 개선에 집중하려면 일부러라도 이명박 정부를 무시해야 하는 상황이고, 이 대통령은 보수의 지지를 잃지 않기 위해서도 대북 원칙론을 고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20일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북미관계 진전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하반기 중 북미관계 개선으로 남북대화를 위한 외부 환경이 조성될 때 남북이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여지를 두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북한은 선언 이행을 몰아세우지 말고, 정부도 자기중심적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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