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의 제갈공명'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6일 대전 상무전을 앞두고 불안했다. '살림꾼' 석진욱(33)의 무릎 통증이 심상치 않아서다.
신치용 감독은 "정규시즌 우승을 위해선 현대캐피탈전(10일)이 중요하다"면서 "그러나 오늘 상무와의 경기가 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석진욱이 빠지면 서브리시브가 흔들릴 수밖에 없고, 리시브가 나쁘면 삼성화재 특유의 조직력을 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불길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삼성화재는 1세트를 37-39로 내주더니 2세트와 3세트마저 뺏겼다. 5위 신협 상무가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 농협 2008~09 프로배구 V리그 정규시즌 경기에서 2위 삼성화재를 3-0(39-37 25-22 25-22)로 제압했다.
지난달 23일 대한항공을 꺾었던 상무는 프로배구 출범 이후 처음으로 삼성화재를 이기는 감격을 누렸다. 삼성화재전 26연패 탈출. 삼성화재는 10승4패가 돼 선두 현대캐피탈(11승2패)과의 승차가 1.5경기로 늘었다. 8연승 끝.
상무 김정훈(15점)은 승부처였던 1세트 37-37에서 왼쪽 강타를 성공시켰다. 김정훈의 강서브는 홍정표의 리시브를 흔들었고, 김철홍(8점)은 다이렉트 킬로 1세트를 마무리했다.
상무는 1세트에서 정규시즌 한 세트 최다득점 신기록(39점)을 세웠다. 한 세트 최장시간 신기록(41분)도 세워졌다. 사기가 오른 상무는 용병 안젤코(27점)가 분전한 삼성화재에 치욕적인 패배를 안겼다.
상무 최삼환 감독은 "오늘 대어를 낚아서 기쁘다. 대한항공을 이겼을 때보다 훨씬 기분이 좋다. 상대가 삼성화재였지 않은가"라고 소감을 밝혔다.
최 감독은 "안젤코의 공격을 막는데 주력했는데 성공했다. 전창희가 잘해줬다. 다른 프로팀도 상무를 조심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상무 승리의 주역 김정훈과 전창희는 모두 삼성화재 소속이었다.
1위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항상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뛰는 상무의 모습이 보기 좋다"면서도 "삼성화재의 패배가 남의 일 같지 않다. 우리도 조심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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