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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원내대표, 6시간 30분 마라톤 협상… 신경전 거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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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원내대표, 6시간 30분 마라톤 협상… 신경전 거듭

입력
2009.01.08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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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5일 협상 테이블에 다시 마주 앉았다. 김형오 국회의장실에서 2차례 6시간30분 간 이어진 회담이 끝난 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무척 지친 표정으로 "민주당이 자꾸 말을 바꾼다"고 볼멘 소리를 했고,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도 얼굴이 밝지 만은 않았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희망을 버릴 단계는 아니다"며 6일 회담을 기약했다.

김 의장이 4일 직권상정 유보 방침을 밝히고 5일 오전 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 점거를 푼 이후 5일 마침내 대화 채널이 복구됐다. 2일 '쟁점 법안 잠정 합의안'이 파기돼 대화가 중단된 지 사흘 만이다.

이날 오전 김 의장과 3당 원내대표들이 회담 시간을 잡자 "임시국회 회기(8일)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법안 정국이 드디어 실마리를 찾지 않겠냐"는 기대가 무성했다. 하지만 실제 회담장 분위기는 만만치 않았다.

방송법 등 미디어 관련법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금산분리 완화 법안 등 핵심 쟁점 법안 처리 시기가 여전히 난제였다. 한나라당은 "상정ㆍ처리 시기를 2월께로 못박은 잠정 합의안에 준해서 가야 한다"고 주장했고, 민주당은 "2월부터 다시 논의를 시작하자"고 거듭 강조하면서 회담은 밤 늦게까지 진통을 겪었다. 여야는 잠정 합의안대로 미디어 관련법을 2월에 상정하느냐 마느냐와 FTA 비준안 및 금산분리 완화법 처리 시기를 못박을 것이냐 등을 두고 치열한 기 싸움을 벌인 끝에 결국 합의문을 쓰는 데 실패했다.

오후 2시 국회의장실에서 먼저 1차 회담이 열렸다. 김 의장은 원혜영 원내대표에게 "넥타이를 오랜만에 맨 것 같다"고 인사를 건넸고, 원 원내대표는 "덕분에 매게 됐다"고 화답했다. 김 의장이 직권상정 유보 선언으로 일단 민주당의 손을 들어 준 만큼 분위기가 좋았던 것이다. 하지만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공개 회의에선 한 마디도 하지 않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날 회담엔 '선진과 창조의 모임' 문국현 원내대표도 테이블에 앉았다.

탐색전 격인 1차 회담은 약 1시간 만에 끝났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 회담에서 홍 원대대표는 "잠정 합의안을 토대로 가자"고 주장했고, 원 원내대표는 "잠정 합의안은 당론이 아니었다"며 "비쟁점 법안은 회기 내에 처리하되 쟁점 법안 27개는 2월부터 다시 논의하자"는 입장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으로선 직권상정을 막은 만큼 강경하게 나가 보자고 계산한 것이다.

2차 회담은 오후 6시 시작됐다. 홍 원내대표는 "오늘 결과가 나올 것 같으니 당끼리 섞어 앉자"고 분위기를 띄웠다. 하지만 여야는 이번에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저녁을 도시락으로 대신한 채 5시간 30분 동안 마라톤 협상을 계속했다.

한나라당은 "FTA 처리 시기를 2월에서 6월로 연기하는 대신, 금산분리 완화법을 2월 중 '합의 처리'가 아닌 '협의 처리'로 바꾸자"는 협상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민주당은 "FTA는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한미 간에 충분히 논의한 뒤 처리해야 하고, 금산분리법 협의 처리는 받을 수 없다"고 버틴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디어법은 "2월 상정 후 신속한 처리를 위해 노력한다는 잠정 합의안을 지키자"(한나라당) "상정 시기를 정할 수 없다"(민주당), 사회개혁 법안 13개는 "협의 처리하자"(한나라당) "합의 처리하자"(민주당) 등 팽팽하게 맞섰다고 한다. 여야는 결국 'FTA 비준안에 대해선 미국의 새 정부 출범 후 빠른 시일 내 협의 처리한다' '사회개혁법안은 합의처리토록 노력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은 밤 11시25분 끝났고, 특별한 합의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다. 여야는 6일 다시 접촉하기로 했다. 이날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핵심 쟁점 가운데 의견이 상당 부분 접근된 것도 있어 추가 회담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 관심이다.

최문선 기자

김회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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