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의 꼬리표를 떼고 비상을 꿈꾼다. 방수현-라경민-전재연을 잇는 '차세대 셔틀퀸'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배연주(19ㆍ성지여고 졸업예정)에게 2009년은 실업 선수로서 첫 발을 내딛는 의미 있는 해다.
태릉선수촌에서 만난 배연주의 첫 인상은 구수한 마산 사투리를 쓰는 수줍은 소녀. 그러나 향후 목표에 대한 질문에 "나도 언젠가 꼭 올림픽에 나가서 금메달을 딸 것이다"고 말할 때는 '투사'가 따로 없다. 특히 지난해 8월 인도네시아 수바라야챌린지선수권대회 여자단식에서 국제 무대 첫 정상에 오르며 얻은 자신감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수확이다.
배연주가 처음 라켓을 잡은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때다. 성지여중 시절만 해도 배연주는 그저 그런 복식 전문 선수였다. 그러나 성지여고에서 만난 '은사' 유갑수 감독과의 만남이 그의 배드민턴 인생을 뒤바꿨다. 그의 풋워크 능력을 눈여겨본 유 감독은 단식으로 전환할 것을 설득했고, 배연주는 전국 무대에서 여자단식 선수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고교 2학년 때인 2007년 싱가포르 세트라잇선수권대회와 세계주니어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잇달아 여자단식 2위를 차지하며 배드민턴 여왕 계보를 이을 걸출한 예비 스타로 떠올랐고, 그 해 12월 국가대표팀에 발탁됐다. 배연주가 입단하게 될 실업팀 KT&G엔 은사 유갑수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어 더욱 든든하다.
그는 왼손잡이다. 그의 장점은 절묘한 헤어핀 플레이. 왼손잡이 특유의 볼 스피드에 상대가 예측하지 못하는 코스를 예리하게 공략한다. 반면 체력이 약한 것이 단점이다. 체력이 약하다 보니 3세트 혈전이 이어지면 집중력이 흐트러져 경기를 그르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웨이트트레이닝과 근력 운동 등 체력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주니어와 시니어는 역시 실력차가 크다. 아직 배울 게 많다"면서도 그의 두 눈은 2012년 런던올림픽을 바라보고 있었다. 배드민턴은 올림픽 효자 종목이지만 여자 단식에선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방수현 이후 노메달이었다.
'제2의 방수현'으로 기대를 모았던 라경민은 혼합 복식의 길로 돌아섰고, 전재연(26ㆍ대교)은 세 번의 무릎 수술을 딛고 재기했으나 2008 베이징올림픽 16강에서 중국의 벽을 넘지 못했다.
김중수 대표팀 감독은 "취약 종목인 배드민턴 여자단식의 유망주다. 왼손잡이 특유의 볼스피드가 있어 단점인 체력과 경험 부족만 극복한다면 대성할 만하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중국 선수들은 기본기가 좋고 체격 조건도 좋아요. 그래도 절대 넘지 못할 벽은 아니에요. 체력이 약해서 그렇지, 초반 승부로 끌고 나간다면 해볼 만 하다고 생각해요." '유망주'의 올림픽 도전기는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다.
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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