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야근 자제령을 내렸다. 야근수당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에너지 절약도 겸하기 위해서다. 또 영업점마다 에너지 절약 담당 직원을 둬 절약분의 일정량을 인센티브로 제공할 계획이다.
반도체 중소 부품회사 그린스펙은 직원들이 자가용으로 업무를 볼 때 기름값을 지원해 주던 제도를 없애기로 했다. 아울러 전 직원과 합의해 총 임금의 30% 가량을 일정 기간 사내에 유보키로 했다. 상황이 워낙 안 좋은 만큼, 감원 대신 일종의 조건부 감봉을 택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사상 최악의 경제침체가 예상되면서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까지 각종 복지혜택를 줄이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대기업 A사는 올해부터 '출장비 규정'을 바꿔 상무급 임원은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골프회원권과 법인카드를 반납하는 사례는 이미 보편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사내행사 등의 명목으로 내부 임직원들끼리 회사 비용으로 골프를 치는 것을 금지했다. 다른 대기업 관계자도 "그간 골프 경비를 처리할 때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으나, 최근 들어 보이지 않은 '통제'가 심해 쉽게 결제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귀띔했다.
연ㆍ월차 휴가 의무 사용도 경비 절감의 필수 항목이다. 기술신용보증기금은 그간 실시해오던 체력단련 휴가를 없애고 연차휴가를 의무적으로 사용토록 해 올해 연간 78억원가량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인력 감축 대신 인건비 절감으로 대응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현대하이스코는 지난해 감산으로 발생한 유휴 인력에게 사내 교육 기회를 더 늘리고 있고, 삼성물산 등도 감원 대신 임금을 작년 수준에서 동결하는 방식으로 비용절감을 검토 중이다.
박기수기자 blessyou@hk.co.kr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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