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일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 연설에 대해 완전히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희망적인 국정운영의 길을 제시하면서 국민에게 힘과 용기를 북돋워주는 내용"이라며 적극 뒷받침을 다짐했다. 그러나 야당은 "겉과 속이 다른 빈껍데기 연설"이라고 혹평했다. 야당은 특히 인적쇄신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 점을 비판했다.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논평에서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를 반드시 극복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윤 대변인은 "듬직한 황소와 같은 일꾼 대통령의 힘과 정열을 보여줬다"며 "선진 일류국가를 위해 필요한 변화와 개혁, 서민ㆍ중산층 보호를 위한 민생 안정을 이루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자기 반성은 한마디 없고, 위기극복을 위한 대통령과 정부의 자기희생과 헌신의 의지는 찾아보기 어렵다"며 "경제살리기를 위한 구체적 비전과 청사진도 없다"고 성토했다. 김 대변인은 "무엇보다 중요한 인적쇄신 언급은 한마디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포장과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겉과 속이 다른 빈껍데기나 허울에 불과하다"며 "위기극복을 위해 경제팀을 과감하게 혁신하고 청와대 진용도 대폭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은 "새로운 내용이 없이 재탕, 삼탕으로 짜깁기한 것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다.
이 대통령이 "국회만 도와주면 경제살리기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한 여야의 반응도 크게 달랐다. 한나라당 윤 대변인은 "민주당의 국회 점거로 위기극복을 위한 입법 활동이 방해 받고 있다"며 "정치가 우리 사회의 발목을 잡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야당의 화답이 절실하다"고 야당에 화살을 돌렸다.
반면 민주당 김 대변인은 "오늘날 국회 파행은 청와대 발 국회 무시에서 비롯된 것으로 'MB 악법' 날치기 시도가 그 원인"이라며 "청와대가 이런 태도를 보이면서 남의 탓 하지 말라고 주문하는 것은 철저한 자기모순"이라고 청와대와 여당을 공격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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