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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 찾은 민주 "민생법안 6일 법사위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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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 찾은 민주 "민생법안 6일 법사위 처리"

입력
2009.01.08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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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5일에도 국회 본회의장을 사수했지만 내부적으론 '점거 농성을 푸는 것은 시간의 문제일 뿐'이라는 입장이었다. 법안 전쟁에서 승기를 잡았다는 판단이 이 같은 유연한 입장을 가능하게 했다.

분수령은 주말과 휴일의 대충돌이었다. 국회 경위들의 야당 당직자 강제해산 공세를 버티고, 김형오 국회의장이 "임시국회 만료일인 8일까지는 직권상정을 안 한다"고 밝힌 이후 완연한 승리의 기운이 흐르고 있다. 축구 경기로 치면 임시국회 종료까지 남은 3일은 '인저리 타임(injury time)'에 가깝고 전세는 이미 민주당으로 기울었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이날 민주당의 움직임은 한결 여유가 묻어났다.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는 싸움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자찬 속에 시종 분위기가 밝았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또 회의 중간 정당지지도에서 한나라당 30.5%, 민주당 24.3%로 양당 격차가 6.2% 포인트로 좁혀졌다는 당 소속 민주정책연구원 여론조사 결과도 보고돼 분위기가 고조됐다.

민주당은 이런 여세를 몰아 지역별로 돌며 당원보고 및 전진대회를 열기로 했다. 6일 예정됐던 중앙당 차원의 'MB악법저지투쟁보고 및 MB악법 저지를 위한 결의대회'를 임시국회 종료 직후인 9일로 옮긴 것은 이런 계획의 일환이다.

정세균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법사위에 계류 중이거나 상임위에서 대기 중인 법안 중 합의가능한 경제 관련 법안들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역제안을 했다. 한나라당이 민생 법안 통과를 고리삼아 민주당의 점거농성을 비난했던 상황과 정반대가 됐다. 민주당은 여야 협상과는 무관하게 6일 법사위를 열어 민생 법안을 통과시키는 선제적 구상도 그리고 있다. 다만 여야 원내대표가 이날 마라톤협상 끝에도 결론을 내지 못한 것에서 보듯 방송법,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금산분리완화 관련법 등 핵심쟁점에 있어선 여전히 원칙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본회의장 점거 해제에 대해선 신중론도 일부 있지만 한나라당의 대화 의지만 확인되면 언제든지 풀 수 있다는 신축적인 입장으로 가닥이 잡혔다. 적어도 8일엔 조건 없이 본회의장 농성을 풀자는 주장도 나온다. 홍준표 원내대표의 거취, 법안 전쟁 평가를 둘러싼 친박과 친이의 갈등 등 상대 형편을 본격적으로 입방아에 올리기 시작한 것을 봐도 민주당이 이젠 한숨 돌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내 결속 강화는 이번 싸움의 값진 '부산물'로 꼽힌다. 특히 한때 리더십의 위기를 겪었던 정세균 대표는 대여 강경론을 주도하며 당내 위상을 공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중진의원은 "이번 일로 당내 분란의 우려가 말끔히 정리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부에선 아직 샴페인을 터트릴 때가 아니라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소수당의 '의회 무력화' 전략에 대한 외부의 비판도 여전히 비등하다. 한 핵심 당직자는 "이번 싸움이 4ㆍ29재보선 선거의 승리로 이어질 정도는 아니다. 시작은 좋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김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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