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부터 2주 동안 주어지는 미국의 겨울 방학. 아이들이 집에서 비디오 게임을 하거나 가족 여행을 떠난 그 시간에 뉴욕 퀸즈 플러싱에 있는 한 사설 학원에서는 초등학생들이 한창 공부에 열중하고 있었다.
지원자의 90%가 떨어진다는 명문 헌터 중ㆍ고의 입학시험이 다가오면서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 7명과 여학생 5명이 눈과 귀를 기울인 채 강의를 듣고 있었다.
강의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진행되는데 아이들은 지치지도 않는지 휴식시간에도 유의어ㆍ반의어 사전을 들고 어휘와 어근을 머리 속에 집어넣고 있었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 미국 전체 학교 중 아이비리그 입학률 1위를 자랑하는 헌터 중ㆍ고의 입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겨울 방학을 반납한 채 학원에서 공부하는 모습을 보도하며 미국 입시 열풍의 한 단면을 소개했다.
NYT가 보도한 이 학원은 명문학교 진학을 위해 주말, 방학 등 모든 여가 시간을 반납한 채 공부하는 주입식 입시학원. 한국과 중국, 일본 등지의 비슷한 학원을 모델 삼아 문을 열었다. 학원에서 공부하는 학생은 한국, 일본 등 아시아계 이민가정의 자녀와, 폴란드 등 비아시아계 학생이 절반씩을 차지한다.
NYT가 전하는 학원의 교육방식과 학생들의 학습 열기는 한국 못 지 않다. 학생들의 예비시험 성적과 숙제점수 및 에세이를 모두 정문 로비에 게시해 다른 학생이 보도록 하고 강사는 에세이를 평가한 뒤 돌려주면서 다른 학생의 점수를 공개해 서로 비교하도록 한다.
일부 학생은 최고 3,000달러의 학원비를 내며 영어, 수학 강의를 들으며 또 일부는 그것만으로는 모자라 개인 과외를 받고 있다.
학원에 다니는 일본계 학생 아키라 다니구치는 "친구들은 학원까지 다니며 시험 준비에 이렇게까지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나를 괴짜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차예지 기자 nextw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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