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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대란… 혹한… 유럽 얼어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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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대란… 혹한… 유럽 얼어붙는다

입력
2009.01.08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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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영 가스기업인 가즈프롬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가스 분쟁으로 7일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 공급을 전면 중단해 독일, 프랑스 등 유럽 17개국에서 난방이 끊기거나 공장이 문을 닫는 등 혹한의 비상 사태를 맞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이를 '새로운 냉전'이라고 평했다.

AP통신 등 외신은 우크라이나 국영 에너지 기업 나프토가즈의 발표를 인용해 "러시아가 7일 오전 7시께 우크라이나를 거쳐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 공급을 전면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가스를 전적으로 러시아에 의존해온 불가리아, 그리스, 마케도니아, 루마니아, 체코 등은 난방이 끊기는 등 비상 사태를 맞고 있다. 이들 국가는 전날 오전부터 가스 공급이 완전히 중지돼 국민들이 종일 추위에 떨었다.

이들 국가보다는 덜하지만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폴란드 등도 곤란을 겪고 있다. 불가리아 동부 도시 바르나와 도브리치는 난방이 완전히 끊겼으며 특히 바르나시 주민 1만2,000가구는 영하 20도의 혹한까지 겹쳐 차디찬 집안에서 떨고 있다.

가스 수입량의 40%를 러시아에 의존하는 유럽 최대 산업국 독일도 난처한 상황이다. AP통신은 "가스가 부족해 많은 독일 공장이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불가리아는 가동 중단된 원자력 발전소의 재가동 방안을 강구 중이며 터키는 이란-터키 가스관을 이용, 이란으로부터 가스를 공급 받는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가즈프롬과 우크라이나는 일단 8일 모스크바에서 다시 협상하기로 했다. 하지만 가즈프롬이 2006년 가스 공급 중단으로 이미지가 추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또 다시 공급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들고나온 배경을 살펴볼 때,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제 마누엘 바로수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 율리아 티코셴코 우크라이나 총리와 통화를 하고 가스 공급 정상화를 촉구했다.

애초 이번 사태는 러시아가 1,000㎥ 당 179.5달러였던 가스 가격을 250달러로 올려줄 것을 요구하면서 시작했다. 우크라이나가 201달러 이상은 곤란하다고 버티자 러시아는 갑자기 450달러로 올렸다. 인디펜던트는 "무리한 요구는 러시아 신용위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가즈프롬은 현재 부채가 500억달러에 이르며 러시아의 외환보유고도 금융 위기 이전의 3분의 1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 때문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현금 보유를 늘리는 방안으로 가격 인상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친 서방 정책을 편 빅토르 유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한 반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2006년과 같은 상황을 반복하는 이유에 대해 러시아가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관을 독점하고 있는데다 유럽의 대체 에너지 개발도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을 통과하는 가스관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핵개발에 따른 불안한 정세와 미국의 압박으로 이마저 여의치 않은 상태다.

최지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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