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 황석영, 김주영, 김원일, 오정희 같은 우리 작가들은 노벨문학상을 받은 터키의 오르한 파묵에 못지않은 훌륭한 작가들입니다. 외국 독자들이 이들의 작품을 읽고 '재밌다'고 느낄 수 있는 번역물을 만드는 데 힘을 집중하겠습니다."
7일 한국문학번역원 신임 원장으로 임명된 김주연(68)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한국문학 번역물의 질적인 향상을 위한 장기적인 토양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유능한 현지인 번역가 양성이 중요하다"며 "단기적 효과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한국문학에 대한 애정이 있으면서 문학적 감수성과 언어능력을 갖춘 인력을 발굴하는 장기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신임 원장은 지난해 3개월간 유럽에 체류했던 경험을 예로 들며 "우리 문학작품의 번역량이나 수준이 많이 높아졌지만, 아직도 한국작가 현지 소개행사에서 청중의 80~90%는 우리 교포와 유학생들이 차지한다"며 "현지인의 비율이 최소한 절반 이상이 될 때쯤이면, 우리 작품 수준으로 볼 때 노벨상은 저절로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에서 1년을 지냈던 프랑스 작가 르 클레지오의 경우처럼, 국내 작가들과 외국 작가들의 교류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가 레지던스 프로그램' 등을 강화해 국내 저명 작가들을 외국에 3~6개월씩 머물게 하면서 그 나라의 영향력 있는 작가들과 교류하게 한다면 한국문학을 세계에 알리는 데 긍정적 영향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김 신임 원장은 서울대 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78년부터 2006년까지 숙명여대 교수로 재직했다. 1966년 '문학'지를 통해 문학평론가로 등단한 그는 김현, 김치수, 김병익씨와 함께 한국 비평계의 '4K'로 불렸으며 지금까지도 활발한 현장비평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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