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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화파 손들어준 박근혜… 與 내분 새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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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화파 손들어준 박근혜… 與 내분 새 국면

입력
2009.01.08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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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 전쟁 전선에 나선 한나라당의 후방에서는 주화파와 주전파 간의 내부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이번 임시국회 회기 내 쟁점 법안 처리가 물건너간 데 따른 후유증이다. 강경파는 직권상정을 통해서라도 미디어법 등 쟁점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직권상정 자제를 선언한 김형오 국회의장이나 야당과의 협상에 주력하는 홍준표 원내대표 등을 성토하고 있다. 반면 온건파는 여야 간의 대화와 타협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친이명박계가 강경론을 주도하는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가 5일 주화파의 손을 들어 주는 언급을 함으로써 쟁점 법안 갈등은 계파 대립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5개월여 만에 당 최고위원ㆍ중진연석회의에 참석, "다수당이 국민 앞에 큰 그림을 보여 줘야 한다"고 법안 강행 처리론에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민주당의 국회 점거를 비판한 뒤 "한나라당이 국가 발전과 국민을 위한다면서 내 놓은 법안의 처리 과정이 국민에게 실망과 고통을 안겨 주는 점도 안타깝다"고 운을 뗐다.

그는 "열린우리당이 '4대 악법'을 밀어붙였던 것이 가장 안타까운 일로 기억된다"면서 "국민들이 한나라당을 다수당으로 만든 것은 권한을 위임한 것임과 동시에 국회를 정상적으로 운영하라는 책임도 부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박계의 홍사덕 의원도 "김형오 의장의 직권상정 자제 결정은 법안을 제대로 심의하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친박계의 김무성 진영 의원 등도 여야 타협을 선호하고 있다.

원희룡 남경필 의원 등 개혁 성향 일부 중진이나 권영진 신성범 의원 등 '민본21' 소속 일부 소장파들도 '속도전'으로 쟁점 법안을 밀어붙일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친이재오계를 주축으로 하는 친이계 다수 의원들은 쟁점 법안 처리 지연에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이들은 쟁점 법안 처리가 2월 이후로 늦춰질 경우 법안 논란이 '춘투'(春鬪)와 연계돼 국회밖으로 급속히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친이재오계의 공성진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ㆍ중진연석회의에서 "야당이 본회의장 점거를 해제하지 않는 한 대화에 응할 수 없다고 다짐해야 한다"면서 협상론에 제동을 걸었다.

친이계의 안상수 의원도 "국회의장이 국회 질서 유지와 국익을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면서 민주당의 농성 해제를 위한 국회의장의 강력한 조치를 주문했다. 친이재오계의 진수희 김용태 의원이나 뉴라이트운동 단체 출신의 신지호 의원 등도 "쟁점 법안 처리 협상안에 시한을 못박지 않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의원이나 청와대 일부 관계자들도 1월 임시국회에서 쟁점 법안이 처리되기 어렵다는 현실을 감안해 '속도조절론'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이 전 부의장은 "1월 중 예산 부수 법안을 처리하고, 2월에는 미디어법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매듭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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