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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뉴스위크 신년특집 '亞위기' 다뤄/ 비틀대고…뒤틀리고…민주주의는 '와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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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뉴스위크 신년특집 '亞위기' 다뤄/ 비틀대고…뒤틀리고…민주주의는 '와병중'

입력
2009.01.08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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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위기가 경제위기 만큼 심각한 현안으로 제시됐다.

미국의 시사주간 타임과 뉴스위크는 신년호에서 민주주의의 위기를 특집으로 다뤘다. 1980년대 말 이후 민주적 절차를 거쳐 수립된 정부가 늘고 있지만 경제위기와 함께, 선출된 민주정부의 무능 탓으로 러시아를 비롯해 아시아, 남미, 동구 등의 정부가 권위주의로 회귀하고 있다는 것이다.

타임은 아시아 민주주의의 위기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 10년간 아시아 20여개국에서 민주 선거가 실시되는 등 민주주의가 확산됐지만 지난해부터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태국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시위대와 법원이 물러나게 했고, 몽골에서는 선거 결과에 불만을 품은 거센 시위가 있었다.

필리핀, 파키스탄 등은 민주 정부의 무능으로 국민이 도탄에 빠졌으며 인도 역시 뭄바이 테러를 계기로 뿌리 깊은 무슬림 근본주의 갈등이 표출돼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일본은 잦은 정권 교체로 정국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타임은 경제 위기와 맞물려 '민주화가 생활 수준 향상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여론이 늘면서 가부장적 국가체제와 시장경제가 결합한 '아시아적 가치'가 부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렇다면 유럽과 북미 이외 지역에서는 안정적이고 공정한 민주주의 체제가 '몸에 맞지 않는 옷'에 불과할까. 타임은 아시아 민주주의가 위기를 겪는 뿌리로 네 가지 요소의 결핍을 들었다. 우선 유권자의 책임의식 결여다. 동남아 일부 국가에서는 유권자들이 돈, 혈연, 지연의 유혹에 굴복해 입후보자의 자격을 제대로 살피지 않는다. 대신 선거로 선출된 정부에 대한 불만을 시위로 표출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 등 유교문화권에서는 '통치자는 옳다'는 전통적 가치관이 여전해 지속적으로 권력을 감시하는 시민의식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두 번째 뿌리는 50년에 걸친 일본 자민당의 통치와 동남아 여러 국가의 통치자 세습 선출 등 견제와 균형 시스템의 결핍이다. 세 번째 뿌리는 비판 언론의 탄압과 사법권의 공정성 결여. 마지막 요소는 건전한 시민사회가 발달하지 못한 것이다. 서구 우월적 시각이 느껴지지만 경청할 부분도 있다.

뉴스위크는 전세계 60여개국이 민주주의의 위기를 겪고 있는데 여기에 미국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한다.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쇠퇴한 기간이, 조지 W 부시 정부가 민주주의의 확산을 내건 채 자국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일방적인 외교를 펼친 기간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세계가 민주주의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서는 미국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뉴스위크는 주문한다. 관타나모 수감소를 폐쇄, 미국이 더 이상 위선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며 쿠바, 이란 등에 대한 봉쇄 정책이 실패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교류 확대를 통해 이들 국가의 개방을 유도, 점진적 개혁을 이끌어야 한다고 뉴스위크는 주장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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