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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TV 일기예보의 선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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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TV 일기예보의 선진화

입력
2009.01.08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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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예보는 이제 우리 생활의 필수적 재화이다. 나아가 경제적 재화이기도 하다. 날씨를 미리 정확하게 안다는 것은 돈과 직결된다. 따라서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일기예보에 귀를 기울일 만큼, 일기예보는 우리 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수요자에게 편리한 예보를

일기예보는 우선 정확해야 한다. 그런데 정확성 못지않게 수요자에게 얼마나 잘 전달 되는가도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정확해도 내용을 요령 있게 전달하지 않으면, 그 예보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일기예보의 궁극적 목적은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려 나름대로 대처하도록 하는데 있기 때문이다.

예보의 정확성은 기상청의 몫이지만 그것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는 것은 매스컴의 임무이다. 매스컴은 예보의 유용성을 최대화할 수 있도록 국민에게 전달해야 한다. "전국적으로 곳에 따라 한때 비가 오겠습니다"라는 예보를 들을 때는 황당하기조차 하다. 도대체 언제 어디에 얼마나 비가 온다는 것인지, 그야말로 점쟁이 말과 같은 주먹구구식 예보이다. 기상청에서 이런 예보를 냈을 리 없고, 분명 전달자의 편의에 따라 만든 예보일 것이다. 수요자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예보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TV일기예보의 선진화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TV일기예보의 주요한 특징은 화려한 그래픽 영상과 예쁜 기상 캐스터이다. 최첨단 영상기법을 자랑하면서 전달자까지 미인을 배치하고 있어 보기에는 좋다. 그러나 내용을 편하고 알기 쉽게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데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기예보를 들은 후에도 내가 알고자 하는 장소와 시간대의 날씨가 어떨 것인지 파악하기가 매우 힘들다. 오히려 외국 여행 중에 그곳의 일기예보가 더 쉽게 이해될 때도 있다. 이렇다면 우리의 TV일기예보에는 문제가 있는 것이 틀림없다.

일기예보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장소와 시간대에 따라 일기상황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몇 시에 어디에 비가 올 것인지를 알려 주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전국을 어떻게 구분했는지가 분명하지 않다. 어떤 경우는 도 단위로 구분하고 어떤 경우는 영동지방, 영남지방 등으로 구분한다. 또 어떤 때는 중부지방, 남부지방 등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자기가 위치한 지역의 날씨를 어떤 지역에 맞추어 파악해야 할지 곤혹스러울 때가 많다. 심지어는 전국을 하나의 단위로 예보를 할 때도 있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시간대별 예측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낮에는 어떻고 밤에는 어떻고 하는 식의 예보가 많고, 좀 더 구체적인 경우에도 오전, 오후를 구분하는 정도이다. 오늘날과 같은 비즈니스 시대에는 시간대별 예보가 필수적이다.

이런 현실에 비춰, 일본의 일기예보는 우리에게 많은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은 전국을 중요 도시 기준으로 구분하고, 도시 단위로 시간대별로 도표를 만들어 예보를 한다. 시청자는 자기 거주지가 어느 도시에 가까운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 도표만 보면 시간대별로 자기 거주지역의 날씨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다른 프로그램은 일본 것을 통째로 베껴오는 것이 많으면서 일기예보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선진적 기법을 배우고 도입하는 기준이 뭔지 궁금하다.

실용성과 전문성이 중요

어쨌든 일기예보는 시간대별 지역별 구분이 분명해야 한다. 구체적 지역을 지정하여 그 지역의 시간대별 날씨가 어떠할 것인지 수요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기예보는 영상능력을 자랑하는 '버라이어티 쇼'가 아니다. 무엇보다 실용성이 중요하다. 영상도 실용성을 증대해 줄 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기상 캐스터도 용모와 의상 따위보다 전문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기예보는 과학이고 실용이기 때문이다. 일기예보의 선진화는 국가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최정표 건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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