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여성은 모두 자밀라처럼 예쁘다는데 맞나요?"
"외국에서 나이를 물으면 실례라고 하는데 그래도 물어볼래요, 몇살이에요?"
6일 오후 경기 과천 시민회관에 모인 20여명의 아이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10명의 외국인들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뇌성마비를 앓는 아이, 자폐 징후가 있는 아이, 지체장애를 갖고 있는 아이들로 구성된 장애어린이합창단 '에반젤리' 단원들에게 외국인 형, 언니들은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우리나라 여자들 다 예뻐요", "나이 묻는 것은 실례인데 우리는 괜찮아요"라는 대답을 듣자 아이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일었다.
아이들의 호기심을 발동시킨 10명의 외국인은 서울대 외국인 학생회(SISA)의 학생들이었다. SISA는 2007년 서울대에 재학 중인 외국인 학생의 복지와 한국 생활 적응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학생회. 학부생을 비롯해 석ㆍ박사 과정 등 60개국 1,200여명의 외국 국적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만남은 SISA의 첫 대외 봉사 활동으로 이뤄졌다. 봉사활동을 추진한 질소드(우즈베키스탄ㆍ사회학)씨는 "그동안 SISA가 외국인학생 체육축제, 주한대사초청 간담회 등 내부적 활동에 그쳤고 대외적 봉사활동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우리는 한국을 더 가까이 이해할 수 있어 좋았는데 장애아들도 외국인을 접할 기회를 갖고 유익한 시간을 보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단체의 회장 셀림(터키ㆍ경제학부)씨를 포함 외국인 대학생 10명은 이날 '에반젤리' 합창단원들과'차이'를 뛰어넘어 소통할 수 있었다. 이들은 아이들과 편하게 이야기하고, 각국에 대해 궁금한 것을 서로 묻고 답했으며, 전통 음식을 시식하는 등 4시간이 넘도록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다른 피부색과 언어 그리고 장애는 방해물이 되지 않았다.
SISA 안에서는 회원 각국의 문화 교류 희망과 함께 한국에 대해 알고 싶다는 회원들의 목소리가 높았다고 한다. 이 같은 목소리는 지난해 중국 쓰촨성 지진 및 미얀마의 사이클론 나르기스 피해자를 위해 성금 850만원을 모금한 활동 등으로 이어졌다. 이들은 충남 아산의 한 민속촌을 찾아 민속체험을 하기도 했다.
이날 봉사활동을 계기로 SISA는 앞으로도 대외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셀림 회장은 "의사소통이 걱정이었는데 장애아들이 모두 적극적이고 활달했다"며 "에반젤리와 자매결연을 추진하는 등 향후에도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