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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유머는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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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유머는 친구

입력
2009.01.08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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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 속의 월급쟁이들, 새해 소망을 묻자 한결같이 "살아남는 것"이라고 말한다. 일단 직장에서 일터에서 쫓겨나지 않아야, 가정을 꾸려나갈 수 있고, 자식 과외비를 댈 수 있다. 희망? 꿈? 그런 낭만적인 소리를 할 처지가 아니다. 오로지 퇴출당하지 않고 살아남아야 한다.

경제가 회복될 때까지! 내일이 두려운 월급쟁이들과 하루하루가 버거운 서민들은, 헤세가 <황야의 이리> 라는 소설에 쓴 바처럼, '가장 위대한 일을 행하라는 소명을 받았으나 이를 저지당한 비극적인 사람들과,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으나 불행한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자신이 꿈꿨던 일을 하며 사는 것도 아닌데, 그 밥벌이 일마저 칼날 위에 선 듯 간당간당하다니! 헤세는 그 비극적인 사람들과 불행한 사람들의 '탁월한 발명품'이 '유머'라고 썼다.

유머(익살스러운 농담이나 해학)는 '세상을 부정하면서도 세상을 사는 것', '소유하지 않는 듯이 소유하는 것' 등, 모든 '고귀한 삶의 지혜들을 실현시켜 주는' 유일한 것이란다. 시절이 하 수상해서 그런지 솔깃하다. 사실 월급쟁이와 서민들에게 가장 큰 친구가 유머라는 건 상식이다. 농담도 해가면서 스트레스를 풀며 살아야지, 늘 진지하거나 늘 우울해서는 견디기 어려운 일상인 거다.

소설가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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