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 두 팀 라커룸의 분위기는 약속이나 한 듯 어두웠다. 4연패의 수렁에 빠져 있는 서울 SK는 주포 방성윤이 목부상으로 결장했다. 최근 2위로 떨어진 울산 모비스는 조타수를 맡았던 김현중이 인대가 파열되고 뼈조각이 돌아다닌다는 진단을 받았다.
양 팀 감독의 고육지책은 역시나 '수비'였다. 득점을 올리기보다는 실점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했다. SK의 야투율은 3쿼터까지 37%에 그쳤다. 모비스는 SK의 끈질긴 수비에 3쿼터까지 10개의 실책을 남발했다. 3쿼터가 끝난 뒤 양 팀의 득점은 간신히 50점을 채웠다. 모비스의 51-50 리드. 지루한 경기였다.
그러나 SK와 모비스의 '드라마'는 4쿼터부터 시작됐다. SK가 테런스 섀넌의 연속 득점으로 종료 직전까지 근소한 리드를 이어갔다. 그러나 모비스 김효범이 경기종료 3분21초 전 3점슛, 2분21초 전 또 3점슛, 그리고 1분21초 전에는 결정적인 스틸에 이은 슬램덩크까지 작렬했다. 1분 간격으로 터진 김효범의 원맨쇼였다.
그리고 김효범은 86-88, 2점 차로 뒤진 경기종료 6초전 자유투 2개를 얻었다. 1구가 실패하자 2구 역시 의도적으로 림을 맞춘 뒤 기어이 공격리바운드를 잡아냈다. 김효범의 마지막 골밑슛은 실패했지만 브라이언 던스턴의 팁인으로 경기는 결국 연장으로 돌입했다.
두 팀의 '드라마'는 1차 연장으로 끝나기에는 너무 아쉬웠다. 김효범의 3점슛과 섀넌의 슬램덩크를 주고 받은 두 팀의 승부는 결국 2차 연장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김효범보다는 섀넌의 힘이 더 강했다. 1,2차 연장에 걸쳐 6번의 공격을 연달아 득점으로 연결한 섀넌은 연장에서만 13점을 몰아쳤다.
SK가 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08~09 동부 프로미 프로농구 모비스와의 홈경기에서 2차 연장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96-93으로 힘겨운 승리를 거두고 4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창원 LG는 안양 KT&G에 경기 내내 끌려 다녔으나 4쿼터 중반 역전에 성공한 뒤 88-82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두 팀은 나란히 15승13패가 되며 공동4위에 자리했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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