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골드' 시장을 잡아라. 20세기가 '블랙골드'(석유)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물이 황금산업이 되는 '블루골드'의 시대가 될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도 이 황금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잇따라 해외 물산업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최근 미국 수처리 엔지니어링 업체인 카롤로사와 수처리 사업 기술협약을 맺고 연 10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처리 시장에 진출했다. 바닷물을 생활용수로 바꾸는 해수담수화(海水淡水化)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경쟁력을 갖춘 두산중공업이 담수화 시장 세계 1위를 기반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이다.
2006년부터 물산업 시장에 진출한 코오롱건설은 최근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굵직한 하수처리시설 공사를 잇따라 수주하며 입지를 굳히고 있다. 코오롱건설은 지난해 11월 리비아 트리폴리 하수처리시설 공사를 8,600만달러에, 앞서 5월에는 요르단 암만의 하수처리장시설 공사를 4,600만달러에 각각 수주했다. 베트남과 스리랑카의 상수도 설비공사 사업과 아제르바이잔의 수처리 사업도 따냈다.
코오롱건설은 해외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중국 상하수도 전문기업인 차이나워터어페어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했으며, 조만간 중남미 등지에도 지사를 설립할 방침이다.
금호건설은 지난해 중동과 동남아시장 진출을 위해 수처리 사업을 담당할 플랜트환경본부를 신설했으며, 지난해 물사업전략팀을 새로 꾸린 태영건설도 요르단과 레바논,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하수처리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주택건설 불황에 대비해 물사업 등 환경분야 강화에 나선 GS건설도 최근 국내 수처리 시설공사 수주에 힘입어 수자원 개발과 담수화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울 계획이다.
공기업도 해외 물시장 개척에 나서 혁혁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10여년 전부터 해외시장 개척을 추진해온 한국수자원공사는 최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수도개발청이 발주한 8억달러 규모의 상수도 민영화 사업을 수주했다. 수자원공사는 인도네시아와 멕시코, 네팔 등 세계 10여개 국가에서 물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중동지역의 해수담수화 사업과 하수처리 사업 진출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해수담수화 분야를 제외하면 아직 국내 기업들의 물산업 경쟁력은 해외 선진 기업들과 비교해 많이 뒤쳐진 게 현실이다. 해외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앞선 기술력과 풍부한 시공 경험을 인정 받아야 하는데, 두산중공업 등 일부 업체를 제외하곤 많은 기업들이 참가자격 사전심사(PQ)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현대엔지니어링 김중겸 사장은 "해외 선진 기업들은 오랜 시공 경험으로 누적된 기술력, 과감한 연구ㆍ개발(R&D) 투자 등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며 "우선 국내 기업들이 물산업 자생력을 갖추는데 주력해야겠지만, 정부도 해외 물 기업들과 맞설 수 있는 육성방안을 마련해 지원해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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