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차기정부의 정보라인을 이끌 수장들이 공개됐다. 미국 언론들은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리언 파네타(70) 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CIA를 포함해 미국 내 16개 정보기구를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 국장에 데니스 블레어 전 태평양함대 사령관이 내정됐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레어 내정자는 2002년 해군에서 4성 장군으로 전역할 때까지 국가안보회의(NSC)와 CIA에서 근무한 경력으로 인해 낙점이 예상됐던 인물. 하지만 파네타의 인선은 그가 정보분야 경험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파네타 내정자는 하원의원을 아홉 차례 연임한 뒤 1993년 빌 클린턴 정부에서 예산국장으로 일했고, 94년 초부터 3년간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클린턴 정부가 재정흑자를 이룰 수 있었던 데는 파네타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행정 경험이 풍부하고 의회와의 관계도 좋다. 최근에는 이라크전 종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이라크연구그룹'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오바마는 CIA 국장에는 정보분야의 경험 많은 인사가 와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지만 CIA의 불미스러운 과거에 연루되지 않은 '깨끗한' 정보통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존 브레넌 전 반테러센터(NCTC) 소장은 CIA의 불법구금 및 강제심문 등과 관련한 의혹으로 국장직을 맡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대안으로 거론된 하원 정보위 위원으로 일했던 제인 하먼 민주당 하원의원(현 국토안보위원회 정보·테러위험평가 소위원회 위원장) 역시 조지 W 부시 정부의 국내 불법 도감청 프로그램을 지지했다는 점에서 막판 탈락했다.
오바마는 정보분야에서 마땅한 사람을 찾을 수 없자 국정경험이 풍부한 외부인사를 발탁하기로 하고 파네타를 최종 낙점했다. 국가정보국장으로 내정된 블레어 전 사령관이 파네타의 정보 경험 부재를 충분히 보완해 줄 것이라는 믿음도 작용했다. 뉴욕타임스는 파네타의 행정경험, 초당적인 성향, 백악관 외교안보 경험, '이라크연구그룹' 활동 경험 등이 그를 CIA 국장으로 이끈 요인이라고 전했다.
그의 인선에 대해 민주당의 다이앤 페인스타인 상원 정보위원장은 "지금 같은 시기에는 정보 전문가가 CIA를 이끄는 것이 최선이라고 믿는다"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클린턴 정부 때 CIA 국장을 지냈던 존 도이치 MIT 교수는 "파테나와 블레어는 의심의 여지없는 훌륭한 정보팀"이라고 극찬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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