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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맨' 박찬호, 마지막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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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맨' 박찬호, 마지막 승부수

입력
2009.01.08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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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맨'으로 거듭난 박찬호(36ㆍ필라델피아)가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박찬호는 7일 필라델피아와 공식 입단식을 가진 후 루벤 아마로 주니어 필라델피아 단장과 만나 한국대표팀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에 대해 논의했다.

예상대로 부정적인 결론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구단의 뜻과 별개로 팀 내 입지가 불안한 박찬호도 사실상 조국을 잠시 '배신'하는 쪽으로 의지를 굳힌 것으로 보인다.

WBC 1차 예비 엔트리에 포함된 박찬호는 지난달 서울 롯데호텔에서 가졌던 기자회견을 통해 대표팀 합류 고사 의사를 밝히며 "신체 검사 때 구단의 양해를 구해보고 예선이라도 참가하겠다"고 여운을 남긴 바 있다.

대표팀 김인식 감독은 박찬호의 이름값과 대표팀 맏형으로서의 존재를 쉽사리 포기할 수 없어 2차 엔트리에도 넣으며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박찬호는 선발 또는 불펜, 어떤 보직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메이저리그에 잔류한다는 보장도 없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본격적인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하는 박찬호로서는 WBC에 집중할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없는 것이다.

또 '4강 신화'에 앞장섰던 1회 대회 때 스프링캠프 불참으로 젊은 투수에게 선발 자리를 내 줬던 뼈아픈 경험도 박찬호의 '선택'을 굳히게 한 것으로 보인다.

또 박찬호는 이날 입단식에서 LA 다저스 시절부터 달아오던 '분신'과도 같은 등번호 61번을 받았다. 낯선 이국 땅을 밟고 메이저리거로 우뚝 설 당시의 기백이 용솟음치며 야구 인생의 마지막을 장식하겠다는 각오가 새삼 되살아 날 수밖에 없는 배번이다. 필라델피아는 개인통산 5번째 팀이다.

필라델피아 공식 홈페이지는 이날 박찬호의 입단을 공식 발표했다. 박찬호는 지난달 기자회견을 통해 필라델피아와 1년간 기본 연봉 250만 달러를 포함해 옵션 등 최대 500만달러까지 받을 수 있는 계약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찬호는 "필라델피아 식구가 돼 기쁘다. 월드시리즈 우승팀에 오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 지난해 다저스에서 뛸 때는 플레이오프에서 필라델피아를 이기려고 노력했지만 올해는 동료를 도와 두 번째 우승을 일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루벤 아마로 주니어 필라델피아 단장은 "선발투수는 물론 중간 계투로도 활약할 수 있는 베테랑 투수를 데려왔다. 박찬호에게 스프링캠프에서 5선발 자리를 놓고 동등한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호는 2월 중순 플로리다주 클리어워터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에서 카일 켄드릭, J.A.하프, 카를로스 카라스코 등 유망주들과 치열한 선발 경쟁을 시작한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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