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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로 본 올해의 경영 화두/ 재계 "유연하고 발빠른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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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로 본 올해의 경영 화두/ 재계 "유연하고 발빠른 대응"

입력
2009.01.08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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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하고 발빠르게 대응하라."

기축년 새해 재계 총수들의 경영 화두는 '유연성'이었다.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변동성의 시대, 시장과 고객의 요구에 민첩하게 변화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인식이다. 불황의 한파를 견뎌내고 살아 남기 위해서도, 위기 후 찾아올 성장의 기회를 포착하는 데에서도 어느 때 보다 유연성이 요구된다는 게 시무식장에 선 회장들의 한 목소리였다.

삼성그룹을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삼성생명 이수빈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외환위기 당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대나무는 마디를 맺으며 더 강해지고 연은 바람이 거셀수록 더 높이 난다'고 말한 사실을 인용하며 위기 뒤의 기회에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또 삼성전자 이윤우 부회장은 "어떠한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유연성과 성장 잠재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ㆍ기아차그룹 정몽구 회장도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개최된 시무식에서 "급변하는 시장에 대처하려면 신속ㆍ정확한 의사결정이 필수요소인 만큼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등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 회장은 특히 "세계 경제위기가 심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올해에는 판매확대만이 유일한 대안"이라며 "국가별로 고객이 원하는 사양의 차를 발빠르게 개발ㆍ공급해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SK 최태원 회장도 이날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신년 교례회를 갖고 유연성을 새해 경영 화두로 내세웠다. 최 회장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생존할 수 있고, 후회 없는 도약과 성장을 위해서는 속도와 유연성, 그리고 실행력이 중요하다"며 "얼마나 빠르고 유연하게 환경에 대응하고, 수립한 전략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실행해나가는가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스코 이구택 회장도 이날 "올해는 위기 대응 능력을 확충하고 미래 성장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며 "예측이 어려운 경제상황에 신속 대응할 수 있도록 스피드 경영을 실현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GS 허창수 회장도 이날 역삼동 GS타워에서 열린 신년모임에서 "위기국면 속에서만 찾아오는 절호의 기회를 과감히 포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경영층의 의사결정과 일선에서 느끼는 문제점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상호 공유가 되어야 하며, 실행에 옮기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정'도 중요한 경영지침이다.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영 방침을 안정과 성장 기반 정착으로 정했다"며 "불요불급한 신규투자는 당분간 유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과 원가 절감을 통해 비상 경영 체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CJ 손경식 회장도 이날 남대문로 본사에서 가진 시무식에서 "올해는 불요불급한 투자와 경영의 낭비 요소를 철저히 제거해 현금흐름을 높여야 한다"고,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도 신년사에서 "세계적인 실물 경제 위축으로 큰 폭의 매출 감소가 우려되는 만큼 철저한 사전대비책을 강구해야한다"고 주문했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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