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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이코노미에게 물어 봅시다] 경제전망이 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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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이코노미에게 물어 봅시다] 경제전망이 뭐죠

입력
2009.01.08 05:20
0 0

Q.

올해 전세계나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이 무척 안 좋을 것이라는 예상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 때마다 빠지지 않고 얘기되는 것이 보통 숫자로 표시되는 '경제전망'인데요. 누구는 1%대에 그칠 것이라고 하고, 누구는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이라고 하는 등 수치도 제각각입니다. 경제전망에는 어떤 내용들이 담기고 왜 저마다 다른 건 지, 닥터 이코노미에게 물어봅시다.

A.

경제전망이라 하면 말 그대로 '경제를 전망하는 것'인데요. 미래의 다양한 경제현상을 분야별로 예상해 보는 것 모두가 사실 경제전망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경제활동을 통틀어 한 나라의 경제가 얼마나 빠르게 커지는 지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지표는 바로 경제성장률입니다. 그래서 보통 경제전망이라 하면 경제성장률, 즉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가장 대표적으로 쓰고 있답니다.

최근 한국은행에서는 2009년 우리나라의 GDP 성장률을 2.0%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경제규모가 2008년에 비해 2% 정도 더 커진다는 의미인데요. 지난 몇 년간 4~5% 속도로 성장을 해오던 우리 경제가 올 해는 그 절반 정도 수준의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인 셈입니다.

내년에는 왜 성장률이 낮아지는 거죠?

우리 모두가 잘 알다시피 가장 큰 원인은 세계경제가 예상보다 훨씬 더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최근 세계경제는 글로벌 금융불안 확산의 영향으로 미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성장률이 크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그 동안 고성장을 지속해 오던 신흥시장국들도 덩달아 성장세가 크게 약화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역시 그래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3.6%)보다 크게 낮은 1.9%로 잡았습니다.

나라 밖 사정이 이렇게 어려워지면 대외의존도(풀어읽는 키워드 참조)가 높은 우리 경제 역시 사정이 나빠지는 것은 당연하겠죠? 세계적으로 소비가 줄어드니 우리 수출이 부진해질 수밖에 없는 데다 국내 소비, 투자 같은 내수도 감산과 감원 등의 우려로 소득 및 고용여건이 악화하면서 위축되는 실정입니다.

경제전망이 기관마다 다르던데요

경제전망을 감으로 하지 않는 바에야 전망에는 반드시 그 기본이 되는 전제조건들이 필요합니다. 가령, 내년 수출입 규모나 국제 유가, 환율 같이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들을 먼저 예측해야 하는 거죠.

유가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작년 여름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최근에는 배럴당 30달러 수준까지 내려왔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경제를 예측하던 사람 치고 이런 유가 급변동을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죠.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맞추는 건 둘째 치더라도 예상하는 사람과 기관마다 전망치가 다를 수 밖에 없겠죠? 이렇게 각 분야의 전망치들이 다르니 이를 종합해서 내놓는 성장률 전망 역시 때로는 상당한 차이가 나게 되는 겁니다. 요즘처럼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전망치 차이는 더욱 커지게 마련입니다.

실제 국내외 여러 기관이 내놓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마이너스에서부터 3%대에 이르기까지 참 다양합니다. 다만,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최근에는 전망치를 발표하는 시점이 늦어질수록 전망치가 더욱 낮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바꿔 말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예측 기관들이 파악하는 여러 경제상황이 훨씬 안 좋아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성장을 뒷받침하는 부문별 전망은 어떤가요

부문별로 한번 살펴볼까요. 편의상 한국은행의 전망치를 중심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GDP를 지출 측면에서 보면 크게 소비와 투자, 수출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먼저 민간소비 증가율은 작년 1.5%에서 올해 0.8%로 낮아져 부진이 심화할 전망입니다. 가계의 실질소득 증가세 둔화, 고용사정 악화, 역자산 효과(주식ㆍ부동산 등 자산가격 하락에 따라 소비지출이 감소하는 현상), 가계채무부담 증대 등이 원인이죠.

설비투자도 세계경제 성장세가 둔화하고, 원화 약세지속 및 기업수익성 악화에 따라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작년 -0.2%에서 올해는 -3.8%로 감소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수출은 세계경기 부진에 따른 세계 교역증가율의 큰 폭 하락으로 인해 상품물량 기준으로 작년 3.8%에서 올해 1.3%로 그 증가폭이 크게 둔화할 예정입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일자리 사정 역시 좋을 수 없습니다. 기업들이 고용에 드는 비용을 줄이면서 올해 취업자수 증가규모는 작년 14만명보다 크게 줄어든 4만명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수출기업들은 물론, 서비스, 건설 등 고용창출 효과가 큰 산업들도 내수부진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도 취업하기가 매우 힘들었는데 내년에는 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좋아지는 건 없나요

물가와 경상수지 사정은 작년보다 좀 나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4.7%를 크게 밑도는 3%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작년 크게 올랐던 원유 등 국제 원자재가격이 떨어지고 내수부진으로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작년에 외환위기 후 처음으로 적자를 보였던 경상수지도 올해는 다시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은은 220억달러 내외의 흑자를 예상했는데요. 사실 이런 전망은 경제가 다시 좋아지기 때문이라기보다 수입이 크게 줄어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경상수지를 구성하는 가장 큰 항목이 수출과 수입을 가감한 상품수지인데, 세계수요 둔화에 따른 수출 감소가 예상되지만 유가하락 및 국내 수요 위축 등에 따라 수입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흑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는 뜻입니다. 서비스수지도 해외여행 감소 등으로 적자규모가 줄어들면서 작년에 비해 대폭 개선될 전망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경제는 언제쯤 회복될까요?

2009년 경제는 상반기에 어렵고 하반기에는 점차 회복되는 '상저하고'의 경기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러 전망기관에서 예상하는 바와 같이 상반기가 상당히 어려운 고비가 될 전망인데요. 하반기 들어서도 상승세가 다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회복되는 힘은 상당히 미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으로 국내경기의 흐름은 글로벌 금융불안 진정여부와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정도 및 회복 시점 등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최근의 여건변화 등을 살펴볼 때 국제 금융불안의 조기 해소 가능성이 높지 않은 데다 대내외 수요의 부진도 지속되어 우리 경제가 단기간 내 성장동력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래서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2010년은 되어야 예년의 정상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 기대됩니다.

하지만 세계 각국의 재정지출 확대 및 확장적 통화정책 등에 힘입어 글로벌 금융불안이 예상보다 빨리 수습된다면 우리 경제의 회복 시점도 앞당겨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행 조사국 한영욱 조사역

▦풀어 읽는 키워드

●대외의존도

수출·수입 등 한 국가의 대외거래 비중

한 나라의 경제에서 수출과 수입 같은 대외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총공급(또는 총수요)에서 수출입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데요. 이 때 총공급은 국내총생산과 수입액의 합이 되므로 대외의존도는 (수출+수입)/(GDP+수입)*100으로 구할 수 있습니다.

보통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대외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라고 하는데요. 실제 수치도 1995년 22.6%에서 2000년에 26.9%, 2005년 28.2%로 계속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그만큼 경제구조상 세계경제 상황에 따라 국내 경제가 크게 좌우될 수 있습니다.

■ 각국의 올해 경제전망

정부나 국내외 예측기관들이 내놓은 올해 한국의 경제전망치는 실제로 저마다 상당히 차이가 큽니다.

먼저 정부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3% 성장할 것이라고 밝혀 가장 높은 전망치를 내 놓았습니다. 다만, 이는 "전망치가 아닌 정책 의지가 담긴 목표치"라고 설명했는데요. 작년 초 7%였던 목표치가 1년 사이 절반 이상 깎일 만큼 최근 경제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심지어 이명박 대통령은 며칠 전 정부부처 업무보고에서 "내년 1분기와 2분기가 이번 경제위기의 최저점이 될 것"이라며 "어쩌면 마이너스 성장을 할지 모르는 위기"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1970년대 이래,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차 오일쇼크 때인 1980년(-1.5%)과 외환위기 때인 1998년(-6.9%), 단 두 번 뿐이었으니 예삿일은 아닌 셈이죠.

국내 민간 연구기관들은 대체로 올해 성장률이 2%에 못 미칠 것으로 보는 분위기입니다. 지난달 초 한국은행이 2%를 예측한 데 이어 여러 연구소들이 잇따라 기존 전망치를 다시 낮춰 잡았습니다. LG경제연구원은 3.6%이던 전망치를 1.8%로 고쳤구요, 3.4%를 내놓았던 금융연구원은 이보다 낮은 1.7%를 제시했습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기존 3.3%에서 1% 후반대로 하향 조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답니다.

외국 기관들의 전망은 조금 더 낮은 상황입니다. 전망치를 2%까지 내렸던 국제통화기금(IMF)은 조만간 이보다 더 낮은 수정 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해외 11개 주요 투자은행(IB)들의 지난해 말 기준 평균 전망치는 0.5%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그 가운데 UBS는 -3.0% 까지도 보고 있습니다.

선진국들의 사정은 좀 더 나쁩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IB들의 올해 평균 성장률 전망치가 미국은 -1.8%, 일본은 -1.6%,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럽 지역 국가들은 -1.5% 수준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고성장 중이라고 일컫는 중국조차도 작년 9.4%에서 올해는 7.5%로 낮아질 전망입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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