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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위기에 빛난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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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위기에 빛난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입력
2009.01.08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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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력으로 외환위기도 넘긴 힘"… 부채율 대폭 줄여 높이 난다

"과거 외환위기는 느닷없이 찾아온 것이어서 미처 대비할 틈도 없이 당했지만 현재 위기는 이미 예견된 것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이 최근 임직원들을 상대로 한 말이다. 어느 기업이건 지금이 위기임에는 분명하지만, 적어도 금호아시아나는 최소한의 준비라고 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 그 이상을 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10여년 전 외환위기 당시 공적자금 한 푼 받지 않고, 자력으로 위기를 이겨낸 만큼 박 회장의 이 같은 발언 이면에는 "이번 위기도 충분히 넘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배어 있다.

실제 금호아시아나는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자본 유치와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대폭 개선하는 등 '몸'을 다져놓은 상태다. 어떤 경기를 하든 자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2003년 금호타이어의 지분 50%에 대해 군인공제회로 부터 자본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금호타이어는 2005년 국내 최초로 한국과 영국에서 동시 상장돼 건실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또 외환 위기를 겪으면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그룹의 양대 지주사인 금호석유와 금호산업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었고, 2004년에는 이들 회사의 신용등급이 2단계 이상씩 상승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1997년 말 947%에 달하던 부채율은 2008년 말 159%로 떨어졌다.

이 같은 경영성과를 통해 금호는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의 M&A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그 사이 11위이던 재계서열은 8위로 뛰어 놀랐다. 이 뿐만 아니라 두 회사의 인수를 통해 주요 사업 부문인 운송ㆍ물류서비스, 건설, 화학ㆍ타이어부문에서 모두 업계 1, 2위의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외환위기 이후 10년, 다시 찾아온 경제위기를 금호아시아나는 과거의 경험과 교훈을 되살려 다시 극복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그 첫머리에 '초(超) 원가절감 전략'으로 위기를 뛰어넘는다는 구상이 있다.

이를 위해 금호는 먼저 자산, 인력, 비용 등 3개 분야의 생산성을 끌어 올려 경영 효율성을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일찌감치 각 계열사에 비용절감과 생산성을 향상을 위한 노력 경주 지침이 내려간 상태다.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7월 이후 유가가 하락세로 접어들어 영업환경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환율 상승과 불황에 따른 여행수요 감소 등 외부의 악재가 이어지고 있어 긴축 경영의 고삐를 단단히 죄고 있다. 기내 서비스용 카트의 경량화를 통해 연간 6억원 이상의 유류비를 절약하는가 하면, 승객용 음용수, 화장실용수 등 물의 양을 20%가량 줄여 수 십억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금호고속은 차량 관제시스템을 도입, 공회전 관리로 연비를 개선하고 200㎞ 이내의 단거리 노선인 경우 휴게소 무정차 운행을 통해 원가절감에 나서고 있으며,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첨단 생산 기법을 도입해 원가는 줄이고 생산성은 올리고 있다.

2008년 인수한 대한통운의 경우, 노조가 발벗고 나서 생산성향상 캠페인을 벌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생산성 10% 향상, 비용 10% 절감, 안전사고 0%'의 목표를 내걸어 그룹의 경영효율화 움직임에 힘을 보태는가 하면, 운송장의 크기를 줄여 운송장 구입비 8%를 줄이는 개가를 올렸다.

이 같은 노조의 호응에 화답하듯 금호아시아나는 인력 감축은 자제하고 일인당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그룹 전체의 성장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전략기획부문 이용주 전무는 "2009년 올해에는 최근 몇 년간 대형 M&A를 잇따라 성사시키면서 커지고 복잡해진 사업 구조를 안정시키고 재무구조를 건실하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지난해 7월 IR에서 밝혔듯 계열사의 지분 및 SOC 지분 매각, 부동산과 유가증권 매각 등을 통해 4조6,000억원 가량의 유동성 확보 방안을 차질 없이 추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무는 또 "안정을 찾게 되면 금호아시아나는 불황 속에서도 더 큰 도약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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