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정부 출범 후 한미 관계에 대해 절반에 가까운 47.7%가 '별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탄생하는 혁명적 상황이지만 한미 관계가 곧바로 나아지거나 나빠진다고 해석하기는 힘들다는 반응이다. 오바마 정부가 출범을 앞두고 있어 구체적 정책을 보고 평가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 데다 이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북핵 문제, 주한미군기지 이전 등 양국 간에 머리를 싸매고 해결해야 할 사안이 첩첩이 쌓여있는 복잡한 현실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응답자의 26.7%는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해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 18.1%보다 8.6% 포인트 높았다. 국민들이 한미 관계를 전체적으로 관망하고 있지만 오바마 정부가 일방주의에 치우친 이전 조지 W 부시 행정부에 비해서는 양국 관계를 원만하게 끌고 갈 것으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미 관계를 낙관하는 응답은 젊은 세대인 20대(32.2%) 학생(33.3%)에서 높게 나타났다. 반면 부정적인 응답은 30대(25%) 화이트칼라(26.7%) 블루칼라(24.7%)에서 높았다. 정당별로 '한미 관계가 더 나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공화당 부시 정부와 이념적으로 가까운 한나라당 지지층이 33.8%에 달한 반면, 민주당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와의 전통적 유대 관계를 강조하는 민주당 지지층은 오히려 이보다 7% 포인트 낮은 26.8%에 그쳐 눈길을 끌었다.
지역별로는 충청권 응답자들만 한미 관계가 '나빠질 것'(22.9%)이란 의견이 '좋아질 것'(21.9%)이라는 전망보다 많았다. 소득별로는 중ㆍ하위 계층인 월 101만~200만원(32.7%), 201만~300만원(34.1%)을 버는 응답자가 한미 관계를 긍정적으로 예상한 비율이 높았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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