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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암울한 2009년, 그래도 희망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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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암울한 2009년, 그래도 희망을 갖자

입력
2009.01.08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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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새해가 밝았지만 모든 것이 암울해 보인다. 전대미문의 세계적 경제위기로 인해 국가와 개인은 성장과 발전을 기약하기는커녕 생존 자체가 문제인 상황이 돼 버렸다. 이미 현실화한 고용대란 실업대란의 험난하고 아득한 파고를 어찌 넘을지 정말 걱정스럽다.

제 17대 대선에서 경제 회생을 내걸고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이 2월에 취임할 때만 해도 기대는 컸다. 그러나 지금 지지율은 30%를 오르내리는 중이다. 외부적 요인 때문에 어려움이 많지만, 인사나 국정 추진방식에 대한 실망은 크다. 우선 '강부자' '고소영'으로 대변된 인물 기용은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것이었다.

'10년 만의 보수 정권 등장'이라는 의미 부여에도 불구하고 준비된 보수의 모습을 보여 주지 못했고, 한미 쇠고기협상에 대한 불만은 100여 일의 촛불집회라는 대규모 저항으로 폭발했다. 촛불시위는 이후 모든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집권 2년차를 맞은 올해를 새로운 출발로 삼아 국정 전반을 일신해야 할 것이다.

갈등과 대결을 통합과 소통으로 바꾸자

해묵은 문제인 이념 갈등과 분열은 더 심해지고, 보수와 진보의 쟁투는 더 치열해졌다. 한 해의 마지막 날까지 '입법전쟁'을 벌여온 국회는 갈등의 해소자가 아니라 갈등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정부ㆍ여당은 반대자들을 포용하지 못하고, 야당과 반대자들은 '대선 불복종운동'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반대만 하고 있다. 모든 부문이 마찬가지다. 대통령 직속 사회통합위원회가 곧 발족한다는데, 갈수록 다양ㆍ다기해지는 갈등의 역기능을 최소화하고 통합과 소통을 지향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관광객 피격사망 사건의 여파로 금강산 관광이 10년 만에 중단된 사건은 경색된 남북관계 상황을 압축해서 보여 주었다. 6자회담의 동력 상실과 겹쳐 한반도의 긴장은 더 높아졌다. 각 부문에서 전 정권의 자취와 색깔을 빼는 작업은 많은 무리와 부작용을 낳았다. 그런 궤도 수정이 갈등을 키우는 요인이 된 것도 분명하다.

고통스러운 일은 너무도 많았다. 숭례문 화재사건은 민족의 자존심에 크나큰 상처를 입혔고, 씻을 수 없는 부끄러움을 안겨 주었다. 600여 년의 역사를 잿더미로 만든 무능과 무지는 어떤 말로도 변명하기 어렵다. 그리고 최진실 씨를 비롯한 연예인들의 잇따른 자살과 악플의 폐해, 수많은 자살과 불의의 죽음이 모두를 가슴 아프게 했다.

좋은 일도 물론 많았다. 수출 4,000억 달러 달성은 전체 무역수지 적자와 경제위기에 가려지고 앞으로가 더 문제이지만, 1964년 1억 달러 이후 44년 만의 결실이다. 그리고 첫 우주인을 배출했고, 베이징 올림픽에서 세계 7위 성적을 거두었다. 전승으로 금메달을 따낸 야구대표팀의 선전은 감동적인 쾌거였다. 박태환 김연아 장미란 박지성 신지애등 스포츠 스타들의 활약은 거꾸로 국민들을 응원해 주는 효과를 거두었다.

우리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저출산ㆍ고령화 문제는 모든 행정의 중심에 자리잡게 됐다. 65세 이상 노인은 인구의 10% 이상인 500만 명을 넘어섰고, 9년 후면 전체의 14% 이상으로 늘어 고령사회가 된다. 유례 없이 빠른 고령화와 다문화화, 이 두 가지에 대한 국가ㆍ사회적 대비와 의식 개편이 시급하다. 노인요양보장제 도입과 다문화가족지원법 발효는 그런 점에서 복지사회를 지향하는 기틀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세계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 최초로 흑인 대통령이 탄생한 역사적 사건은 세계의 정치ㆍ문화지형에 폭 넓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일 취임하는 오바마 대통령이 선도하는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그리고 달라지는 세상은 사는 법을 고쳐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심각해진 지구 온난화, 세계적 자원전쟁과 유가 급등의 충격은 삶의 방식을 바꾸라고 충고하고 있다. 특히 정직이 밑받침되지 않은 금융산업은 돈놀음의 허망함과 위험함을 잘 알려 주었다.

정직ㆍ신뢰를 바탕으로 위기를 이겨내자

살기가 어렵다. 그러나 희망을 잃지 말자. 서로 돕고 나누면서 나라와 개인의 행복을 지향해야 한다. 이 대통령도 신년사에서 말했듯 모든 경제주체가 서로 양보하고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 사회적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며 잡 셰어링을 통해 고통을 분담해야 할 것이다. 기업인들은 도전과 개척의 투혼을 되살려야 한다.

어려울수록 중요한 것은 기본이며, 정직과 신뢰다. 이런 것들의 바탕 위에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는 이미 IMF시대를 조기 극복한 바 있지만, 지금은 원군이 없다는 점에서 오히려 힘을 더 내야 한다. 어려운 집안의 아이들이 빨리 철 들고 의젓해지는 것처럼,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나라와 국민의 품격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이자. 함께 힘을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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