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고민 깊은 김형오 의장… 이젠 결단의 순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고민 깊은 김형오 의장… 이젠 결단의 순간

입력
2009.01.08 04:48
0 0

여야 협상의 최종 결렬에 따라 김형오 국회의장의 최종 선택에 시선이 집중된다. 김 의장이 30일 오후 8시40분 질서유지권을 발동해 언제든지 본회의장에 경위를 투입할 수 있는 상황이 왔기 때문이다. 언제 어떤 식으로 본회의장을 물리적으로 정리할지, 법안 직권상정은 어떻게 할지 김 의장이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 온 셈이다.

김 의장은 30일 서울로 돌아왔다. 26일 지역구인 부산으로 내려간 지 나흘 만이다. 여의도 근처에서 국회 상황을 보고 받으며 참모들과 숙고를 거듭했지만 해답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일단 김 의장은 29일 자신의 중재안에서 밝힌 '31일 본회의 개최, 민생 법안 처리' 방침은 행동에 옮길 분위기다. 김 의장이 질서유지권을 발동한 것에서 이를 분명히 알 수 있다. 김 의장은 이날 "31일까지 민생 법안을 처리한다는 것은 여야 합의라는 정상적 방법뿐 아니라 기타의 경우를 다 포함한 의미"라며 "민생 법안도 처리하지 못한다면 여야 지도부 모두 그 책임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31일 본회의 개최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것이다. 김 의장의 측근도 "31일은 본회의를 여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전했다.

질서유지권 발동으로 김 의장은 본회의장에 언제든 경위들을 투입해 회의장을 정리할 수 있는 상황은 됐다. 다만 행동을 언제 개시하느냐가 문제다. 국회 주변에서는 31일 새벽 또는 오전을 그 시점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대충돌에 대한 부담을 감안할 때 더 연기될 가능성도 없진 않다.

물리력으로 본회의장을 확보한다 해도 이후 법안을 어느 범위까지 직권상정해 처리하느냐는 대목은 김 의장에게 또 다른 고민이다. 한나라당은 "여야 협상이 결렬된 만큼 85개 법안을 모두 직권상정 해 처리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김 의장이 이를 모두 수용할 지는 미지수다. 이념적 성격이 다분한 이른바 사회개혁법안들까지 모두 처리할 경우 여야는 그야말로 사생결단식 충돌로 치달을게 뻔하다. 김 의장이 이런 부담까지 모두 떠안기는 무리일 수 있다. 한 측근은 "한나라당의 요구 법안을 다 처리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김 의장이 재량으로 한나라당이 요구하는 85개 법안 중 부담이 큰 법안 위주로 일부를 제외하고 직권 상정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당장은 충돌의 요소가 그나마 덜한 법안 위주로 먼저 처리한다는 것이다. 물론 한나라당과의 협의를 거쳐서 결정할 것이다.

그러나 이왕 물리력까지 동원한다면 한나라당이 요구하는 85개 법안을 모두 일괄 처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어차피 대충돌이라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발생한 바에야 한번으로 끝을 내는 게 낫다는 측면에서다.

앞서 김 의장은 이날 자신의 중재안에 대해 여야 모두가 비판한 것과 관련,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진정성을 이해하지 못한다. 행간을 읽지 못한다"고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