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
2009년 지구촌 현대사의 큰 방향은 이들 4명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과제와 임무를 어떻게 수행하느냐에 따라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막강 파워를 지닌 이들은 때로는 협조하고 또 때로는 견제하면서 세계의 정치, 경제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에게 주어진 이슈와 향후 행보를 전망해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 신뉴딜정책 약발 기대한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2008년의 오바마에게는 기회를 제공했지만 2009년의 오바마에게는 도전과 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제 위기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세계 최강 미국의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그 순간부터 본격적으로 경제위기와 싸워야 한다.
오바마 당선자가 글로벌 경제 위기의 해법으로 제시한 것은 이른바 신뉴딜정책. 1950년대 연방 고속도로 시스템을 구축한 이후 단일 규모로는 최대의 신규 투자를 통해 수백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용과 소비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2009년에 글로벌 경제 위기가 수습 기미를 보인다면 오바마 당선자는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라는 상징성을 넘어 지구촌의 지도자로 부각될 수 있다. 그러나 자동차 산업 등에 예산을 쏟아 붓고 있고 재정적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태라 그에게 위기 극복은 험난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경제엔진 재시동 해법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2009년에 ‘세계의 경제 엔진’ 에 다시 불을 지펴야 하는 책무를 안고 있다. 중국은 그간 세계의 경제 엔진으로 불릴 정도로 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실질 실업률은 이미 10%로 치솟았고, 10년 넘게 두 자리 수를 넘나들었던 경제성장률도 5~6%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개혁개방 30주년을 맞은 2008년 외환보유액 세계 1위, 무역 규모 세계 3위의 기록이 중국 경제의 정점이 아니냐는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후진타오 주석은 4조위안(약 800조원)의 자금을 쏟아 부으며 내수 확대로 돌파구를 찾으려 하고 있다. 후진타오 주석은 2008년 12월 18일 개혁개방 30주년 기념식에서 “공산당 집권이 영원불변의 것은 아니다”라며 위기의식을 강조했는데 이는 경제가 어려워도 다시 힘을 내자고 독려하는 것이자 스스로의 각오를 다지는 것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유럽통합 주도적 리더십을!
영국의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는 “2008년 한해동안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엄청난 속도와 무모할 정도의 파격을 앞세워 장엄한 리더십을 보여주었다”고 보도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유럽연합(EU) 순회 의장국의 지위를 십분 활용해 2,000억유로 규모의 EU 경기부양책을 이끌어내면서 유럽 금융위기의 해법을 제시했다. 2008년 11월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머리를 맞대고 글로벌 금융위기 대책을 모색하도록 하는데도 주도적 역할을 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저돌적인 개인 스타일을 감안하면 그가 2009년에도 유럽 통합과 유럽의 금융위기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인디펜던트는 동시에 “국내적으로 관료주의 타파를 밀어붙이는 등 지나치게 많은 일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해 우려를 낳고 있다”고도 평가하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 대통령 복귀할 기반 다질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2008년 12월 미국 시사주간 뉴스위크가 발표한 세계 10대 파워 엘리트의 9위로 선정됐다. 반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10대권에 포함되지 못했는데 뉴스위크는 “푸틴 총리가 사실상의 러시아 실권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08년 5월 메드베데프에게 대통령직을 인계하고 총리로 물러났지만 여전히 러시아 국정을 좌우하고 있다.
최근 “향후 3년 동안 70기의 핵탄도 미사일을 생산하겠다”고 밝힌 인물도, “더 이상의 값싼 가스는 없다”고 선언한 인물도 푸틴 총리였다. 러시아 대통령 임기를 4년에서 6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이 러시아 상원에서 최종 승인되면서 푸틴 총리가 2012년 대선에서 대통령으로 복귀할 기반을 다질지 주목된다. 그러나 최근 유가하락 등으로 그의 파워가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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