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보석 기성용(20ㆍ서울)이 기축년 세계 무대로의 비상을 꿈꾼다.
기성용은 2008년 한국 축구 최대의 소득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비록 8강 진출이라는 목표 달성을 이루지 못했지만 베이징 올림픽 본선에서 붙박이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했고, 올림픽 후 '허정무호'가 치른 6차례의 A매치에 모두 선발 출전, 2골을 터트리며 '세대교체의 기수'로 떠올랐다.
27경기에 나서 4골 2도움을 기록하며 2008 K리그 대상 베스트 11에 선정되는 기쁨도 누렸다.
일취월장한 성장세를 보인 기성용은 올해 세계 무대로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이집트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 본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등 굵직한 국제 대회들이 기성용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 축구의 기대주'를 넘어서 '세계 축구의 샛별'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올림픽 대표팀(23세 이하) 전지훈련으로 2008년을 맞이했던 기성용은 오는 10일 제주도에서 시작되는 축구 국가대표팀 소집 훈련으로 기축년을 맞는다. 나이답지 않은 농익은 플레이를 선보이는 기성용은 7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노리는 '허정무호'의 야전 사령관으로 중추적인 역할을 소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선수답지 않게 정신적으로 강인함을 보이고 있는 것은 기성용의 비상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기성용은 "성적에 대한 부담 없이 운동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지만 대표팀에 선발되면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펼치는 수 밖에 없다.
'대표팀 선수'라는 틀 속에 있는 한 성적 부담은 항상 따르게 마련"이라며 팬들의 눈 높이에 걸맞는 활약을 하겠다는 어른스러운 새해 각오를 밝혔다.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기성용도 유럽 리그 진출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이제 겨우 스무살이 된 만큼 조급하거나 부담을 느끼고 있지는 않다. 기성용은 "10년 이상 지속할 선수 생활 여정에서 이제 첫 발을 내딛었다고 생각한다.
배운다는 자세로 꾸준히 경기에 임하면 언젠가 큰 무대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며 유럽 진출과 관련해 느긋한 자세를 보였다.
청소년대표팀(17세 이하)부터 각급 대표팀을 거친 기성용은 일견 순탄한 성장을 거듭한 듯 하다. 그러나 현재의 기성용이 있기까지 남모르는 아픔도 많았다. 기성용이 곱상한 외모와 달리 불 같은 투지와 경쟁심을 갖게 된 이유다.
기성용의 장기는 날카로운 공격력. 그러나 그는 2007년까지 공격력을 발휘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청소년대표팀에서 중앙 수비수로 그라운드에 서고 2007년 K리그에서 단 한 개의 골과 어시스트도 올리지 못했을 때 이를 악물고 투지를 사른 것이 오늘날의 그를 만들었다.
기성용은 2007 캐나다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과 2008 베이징 올림픽 본선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아쉬움을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다. 두 차례 모두 '축구화를 벗어버리고 싶을 정도'의 아픔을 겪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으로 향하는 마지막 관문 돌파와 이집트 청소년월드컵 본선이 열리는 기축년 기성용의 각오가 더욱 각별할 수 밖에 없는 까닭이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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