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논란이 뜨거운 '존엄사 사건'의 항소심 재판이 속전속결로 진행돼 다음달이면 선고가 이뤄질 전망이다.
1일 서울고법에 따르면 이 사건 항소심 첫 변론기일이 이달 20일로 결정됐다. 항소심의 쟁점 역시 1심과 마찬가지로 환자의 존엄사 의사(意思)에 따른 치료 중단 동의 여부다.
담당 재판부인 민사9부(부장 이인복)는 이 외에는 새로 다툴 부분이 없어 한두 차례 재판을 연 뒤 곧바로 판결을 내릴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사전에 변론쟁점을 정리하는 변론준비절차도 사건 접수 1주일 만인 지난해 12월 30일에 열기도 했다.
이 같이 재판부가 사건 진행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무엇보다 2월 중순께 법관 정기인사가 예정돼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담당 재판부 인원구성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인사 이전까지 사건을 마무리짓겠다는 얘기다. 이렇게 될 경우 항소심 재판은 사건 접수 2달도 안 돼 판결이 이뤄지는 셈이다.
실제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중단해 달라는 환자 김모(76ㆍ여)씨의 기대 여명이 불과 3~4개월에 불과하다는 진단결과도 있어 신속한 재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심 재판기간 역시 5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앞서 서울서부지법은 지난해 11월 28일 식물인간 상태에 있는 김씨의 인공호흡기 사용을 중단해 달라며 자녀들이 세브란스 병원과 담당 의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평소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고 싶다는 환자 본인의 뜻에 따라 호흡기를 제거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불복한 병원 측은 항소심 없이 곧바로 대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비약상고' 의사를 밝혔으나 환자 측의 반대로 무산되자 항소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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