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 경기 불황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농협경제연구소는 1일 2009년 경기 침체기에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 트렌드를 전망하고, 새로운 소비 문화를 예측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소는 불황기인 올해 소비 키워드는 '포기(Surrender)', '전환(Switch)', '민감(Sensitive)', '스트레스(Stress)'인 '4S'로 대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소 관계자는 "경기 침체 불안감이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하나라도 더 따지고 사려는 경향이 강해지겠지만 자기에 대한 투자와 가치 중심적 소비 성향은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 포기(Surrender): 기존 소비수준의 포기
불황기에 소비자는 기존의 소비 수준을 과감히 포기한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불필요한 소비 지출을 줄이고, 보다 싼 제품을 찾아 할인판매기간 등을 적극 활용할 것이다. 특히 승용차, 컴퓨터, 통신기기 등 오래 사용하는 고가품의 경우 경제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구입을 미루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다. 1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내구재 판매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전환(Switch): 구매패턴의 전환
불황에 소비자들은 지출을 최소화하면서 효용성은 극대화하기 위한 소비패턴으로 전환한다. 이에 따라 외식보다는 내식으로 전환해 '가정식 대체식품(HMR: Home Meal Replacement)'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기본 반찬의 재료가 되는 달걀(2007년 대비 증가율 20.6%), 갈치(21.1%), 라면(18.8%), 통조림(1.3%) 등 가정용 조리 상품 매출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즉석식품(11.8%), 면식품(32.3%), 냉장식(11.1%) 등 외식 대체 상품들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해 교통비는 줄이고 쇼핑 편의성은 높일 전망이다. 지난해 온라인 쇼핑몰 시장 규모가 20조원으로 급격히 성장한 데 이어 올해에도 온라인 시장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쇼핑몰 이용 증가에 따른 국내 택배시장 규모도 지난해 2007년 대비 20% 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더불어 경기 불황으로 소비자들은 충동 구매를 줄이고, 정보수집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선다. 보다 높은 신뢰성을 가진 주변 사람들의 입소문과 여론 주도층 의견을 따르는 구매가 늘 것이다.
▦민감(Sensitive): 가격에 민감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실속형 구매가 늘어난다. 소비자들은 가격을 중시하는 저가형, 기본형 상품을 선호하고 절약형 소포장 상품을 많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각 업체들의 공짜마케팅, 초저가 마케팅은 더욱 확산될 것이다. 초저가 마케팅이 올해에도 '무조건 100원 판매, 돈까스 1,900원, 100원 소주방, 20원짜리 속옷 판매' 행사 등 철저한 원가 개념을 바탕으로 계속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트레스(Stress): 심리적 스트레스
경기 침체 속에 가치중심적 소비패턴은 강화된다. 불황에 대한 스트레스가 커질수록 소비자들은 자신이 만족하고 위로 받을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에 돈을 쓰고, 가족애를 강조하는 가족을 위한 소비경향이 늘어난다. 이에 따라 화장품, 잡화 등은 지난해에 이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유아 및 효도 상품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먹거리 안전에 대한 우려로 인한 유기농 및 웰빙 관련 상품들도 불황의 여파를 비켜갈 것으로 전망이다.
강지원 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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