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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위기에 빛난다/ 신격호 롯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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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위기에 빛난다/ 신격호 롯데 회장

입력
2009.01.08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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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할 수 있는 일에서 최고 돼라"… 해외 무대로 글로벌 기업 포부

유달리 움츠렸던 한해였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이어지면서 소비는 크게 위축됐고 기업의 경영환경도 악화됐다. 롯데백화점 유통산업연구소도 지난 10일 '2009년 소매유통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백화점과 할인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 매출신장률이 1.9%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라고 했던가. 신격호 회장의 지휘아래 롯데는 올해 그 어느 때보다 기업 인수합병(M&A)과 적극적인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때문에 올해 내실 있는 경영을 위해 안정적 수익만을 추구해오던 보수기업의 이미지를 쇄신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올해 초 신 회장은 "최근 5년 여 동안 추진해 온 글로벌 경쟁력 갖추기 작업을 점검하고, 중국, 러시아, 인도, 베트남 등 이미 진출한 지역에서 어떤 경쟁력을 갖출 것인지 고뇌에 찬 노력을 해 달라"고 신년사를 통해 임직원에게 당부했다.

그 결과 2007년 러시아 모스크바에 롯데백화점 해외 1호점을 열고 올해 중국 최고의 번화가인 베이징 왕푸징 거리에 해외 2호점을 개점했다. 내년에는 중국 텐진, 선양, 러시아, 베트남, 인도 등에도 신규 출점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마트도 올해 인도네시아 마크로 19개 점포를 인수해 대한민국 유통업체 최초 인도네시아에 진출했으며 베트남 호치민에 단일 쇼핑센터로는 최대 규모인 롯데마트 남사이공점도 선보였다.

어려움도 없지 않았다. 모스크바라는 생소한 환경에 소비자와 가장 밀접한 유통 업체의 기반을 마련하는 일은 국내 유통 40년 이상의 경영 노하우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안될 일. 신 회장은 백화점은 상품 뿐 아니라 문화도 같이 선보이는 사업이 바로 유통업이라고 강조한다. 때문에 서비스 문화가 정착되지 않았던 모스크바에 한국의 서비스 문화를 선보이기 위해 현지 인력을 직접 한국으로 데려와 교육시키기도 했다.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그 일에서 최고가 되라"는 평소 신 회장의 지론이 잘 들어맞았던 셈. "잘 모르는 사업을 확장위주로 경영하지 않는다"는 그의 경영방침이 해외에서도 적중해 해외 매출 비중이 롯데그룹 전체 매출의 5%(약 2조원)를 차지하며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이 내세우는 신년 위기 극복의 키워드는 핵심역량 강화로 세계를 무대로 하는 글로벌 경영이다. 무분별한 투자확대가 아닌 신중한 투자 기조를 바탕으로 기존 사업의 수익성은 높이고 주력부문의 경쟁력은 강화해 글로벌브랜드로 나아가자는 취지다.

유통 부문에 이어 대표적인 예가 바로 금융 부문. 신 회장은 기존 롯데그룹의 롯데카드, 롯데캐피탈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금융부문에서 좀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해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금융업 진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롯데는 지난 19일 일본스팍스그룹으로부터 코스모투자자문 지분 21%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향후 지분을 51%까지 확보할 수 있는 권리도 얻었다. 지분 인수가 마무리 되면 현재 1,000만 명 이상인 롯데패밀리 고객을 바탕으로 올해 초 인수한 롯데손해보험과 함께 퇴직연금 시장에 진출하거나 롯데카드 제휴 상품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이로서 롯데캐피탈,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과 함께 4개의 금융 계열사를 거느리게 될 전망.

신 회장이 롯데그룹의 글로벌 브랜드화의 일환인 '제2롯데월드'에 대한 꿈이 실현될 날도 머지 않았다. 1994년부터 "서울을 상징할 만한 현대적 건축물이 있어야 한다"는 신 회장의 신념 하에 추진된 제2롯데월드 초고층 건립이 정부의 허가만을 남겨둔 상태다. 신 회장은 정부의 허가가 떨어질 경우 즉시 1조7,000억원에 달하는 투자 비용이 들어가고 공사 중 연인원 250만 명, 완공 후 약 2만3,000명의 상시고용이 이루어진다.

신 회장은 롯데가 역동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또 다른 모티브로 글로벌경영을 내세운다. 그는 다양한 사업부문의 인수합병(M&A)을 통해 자본을 늘리고 공세적 글로벌 경영을 펼쳐 움츠렸던 기지개를 활짝 펼칠 계획이다.

강지원 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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