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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위기에 기회있다'의 전제는 세심한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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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위기에 기회있다'의 전제는 세심한 리더십

입력
2009.01.08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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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는 신년기획시리즈의 주제를 '위기에 기회 있다'로 잡았다. 흔하고 평범한 말이지만 상식에서 출발해 기본부터 다시 다지는 것이 위기 극복의 지름길이자 왕도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4ㆍ4분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기업의 조업중단과 도산이 잇따라 셀 수도 없는 사람들이 거리로 내몰리는 판에 한가한 소리로 들릴지 모른다.

그러나 가계와 기업, 국가경제가 자신들의 의지와 관계없이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재편과 구조조정을 요구 당하고, 그 적응 여부가 생존을 가름하는 상황을 이겨내는 지혜는 의외로 멀리 있지 않다.

기회는 필연적으로 고통을 수반한다. 아무런 대가 없이 기회를 얻을 수는 없다. 우리나라와 일부 동남아 국가들을 덮쳤던 외환위기 때와 달리 지금은 전 세계가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까지 장기침체에 빠질 것으로 전망돼 여건과 환경은 더욱 열악하다. 도전도 훨씬 담대해야 하고 피와 땀도 훨씬 많이 흘려야 한다. 중요한 것은 모두가 고통분담의 책임감으로 동참하는 것이며 특히 정치는 입법적 기능 외에 갈등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대오각성할 필요가 있다.

'유럽의 피터 드러커'라는 독일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은 지난 해 11월 내한 강연에서 "위기가 어떤 방향으로 어느 정도까지 진전될지 누구도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확실한 것은 준비된 기업들에게 지금이 호기라는 점"이라며 "시장이 재조정되는 것은 호황이 아닌 위기 때"라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누차 "새로운 질서와 기회에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따라 기업과 국가의 위상이 뒤바뀐다"며 역발상을 주문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삼성전자 LG전자, POSCO, 현대중공업 등이 외환위기 이후 어떻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관건은 정부의 정치적 정책적 리더십이다. 그 중심은 시장과의 소통을 통한 신뢰 회복이다. 감세든 재정지출이든 과감하고 신속한 것 이상으로, 과녁이 분명해야 한다. 이 점에서 이 정부는 명백히 실패했다. 부자들의 주머니를 불려주고 전국을 공사판으로 만들며 다음 세대에 빚을 떠안기는 이미지만 부각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는 재수없는 기업과 사람만 퇴출됐다는 원성만 커지고 기회는 없다. 오늘 이 대통령의 신년 국정연설 메시지를 세심하게 선정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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