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나 후진타오 같은 슈퍼 파워는 아니지만, 2009년에 주목 받는 지도자는 또 있다. 지역 연합체의 대표를 맡거나 국력 혹은 권력 기반을 바탕으로 국제 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행사할 인물들이다.
라울… 물꼬 튼 개혁은 계속될까
■혁명 50년 쿠바의 지도자
지난해 2월 친형 피델 카스트로로부터 최고 권력을 넘겨받은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형의 정치적 유산을 계승하면서도 개혁을 보다 강력히 밀고 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취임 연설에서 “부적절한 제한을 제거하겠다”고 선언한 라울 의장은 약속대로 일반인의 호텔 출입, 휴대폰 컴퓨터 구입 등을 허용하고 임금 상한선을 없애는 등 개혁을 단행했다. 그러나 쿠바 젊은이들이 원하는 더욱 과감한 개혁 즉 실질적인 임금 인상이나 내국인의 해외여행 자유화 등은 실현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그가 혁명 50주년을 맞은 올해 쿠바를 어떻게 개혁하느냐를 주시하고 있다.
취임 후 줄곧 국내에 머물던 라울 의장이 지난해 연말 브라질에서 열린 제1회 중남미ㆍ카리브정상회의에 참가, 국제 무대에 등장한 것은 그가 올해는 대외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예고한다.
룰라… 남미 새 공동체 결성 혼신
■경제 대국 지향하는 브라질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제1회 중남미ㆍ카리브정상회의의 산파를 맡음으로써 남미의 맏형이자 지역 이익의 대변자로서 지위를 확고히 했다. 그는 남미의 기존 공동체들을 결합해 새로운 공동체를 설립하기 위해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등과 함께 뛰고 있다.
브라질 최초의 노동자 출신 대통령이지만 당선 후에는 노조의 틀에서 탈피하고 사회보장제도를 바꿔 현실감 있는 지도자라는 평을 듣고 있다. 성공적인 국정수행능력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80%의 경이적인 지지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넓은 국토, 2억명의 인구, 세계 10위의 경제력 등도 룰라 대통령을 남미의 리더로 부각시키고 있다.
최근 브라질을 방문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경제 위기 대책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브라질과 유럽연합(EU)의 관계 설정을 논의한 것은 그의 높은 위상을 보여준다.
토플라넥… EU 이끄는 새 사령탑
■ 유럽연합 순회의장국 체코 총리
올해 상반기 EU 순회의장국을 맡은 나라는 체코다. 체코의 총리 미넥 토포라넥은 의장국의 지도자로서 EU 차원의 각종 정책을 추진하고 집행한다. 경제위기, 기후변화 등 국제문제가 산적해 EU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중ㆍ동유럽의 회원국이 순회의장국에 오른 것은 지난해 상반기 슬로베니아에 이어 두 번째다.
토포라넥 총리가 주목받는 것은 전임 의장국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이 보여준 뛰어난 리더십 때문이다. 사르코지의 성공이 후임자에 대한 기대를 높인 것인데 이것이 토포라넥 총리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고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체코는 서유럽과 비교할 때 경제력이 뒤지고 인구도 1,000만명에 불과해 한계가 분명하다. 게다가 바츨라크 클라우스 체코 대통령과의 갈등 또한 만만치 않다. 체코의 상징적 국가 원수인 클라우스 대통령은 EU 확대에 부정적이다.
차예지 기자 nextw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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