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안팎에 경제위기의 한파가 휘몰아치고 있지만, 그래도 새해 첫 날만큼은 국민 저마다 새로운 희망과 다짐을 가슴 속에 품음 직하다. 이런 국민의 희망과 다짐을 제 방향으로 이끌어 모으는 것이야말로 올해 정치가 짊어질 최우선 책무가 아닐 수 없다.
지난해의 소모적 갈등과 대립이 던진 실망과 분노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국민과 소통하고, 반대파와 화해하고, 사회를 통합해 위기 극복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국정 최고지도자의 신념과 용기가 빛을 발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독선으로 흐르지 않으려면 관용과 상생의 철학에 터잡아야 한다.
2월 말로 집권 2년째를 맞는 이명박 대통령이 이런 과제에 제대로 부응할지 여부는 지난해의 정치적 시련이 남긴 교훈을 얼마나 가슴 깊이 새겼는가에 달렸다. 국민의 신뢰보다 소중한 것이 없고, 겸허하게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일 때만 진정한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것 등이다. 새해 들어 그 첫 시험대가 설 연휴 이전에 단행될 전망인 개각이다. 청와대 참모진 개편과 함께 이뤄질 개각에서 가장 크게 우려되는 게 이른바 '돌격 내각' '친위 내각' 출범 가능성이다.
미국산 쇠고기 파동 당시 10%대로 떨어졌던 지지율이 지난 연말 30%대 중반까지 회복됐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은 어느 정도 자신감을 회복할 만하다. 지금과 같은 위기에 최고지도자의 자신감과 결단은 미덕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 국민의 58%가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의문을 표하고 있는 현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더욱이 지난 연말의 여론조사에서 다수 국민은 정치적 친소관계를 떠나 능력과 도덕성을 겸비한 인물을 폭 넓게 기용하는 '탕평인사'를 주문했다. 이런 바람에 겸허하게 답해야 신뢰가 싹틀 수 있다. 충성심과 돌파력을 잣대로 삼고 싶은 유혹을 떨쳐내야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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