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가장 큰 문제점은 '야당과의 대화 및 타협 부족'(33.8%)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은 의회정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원인으로 민주당 등 야권의 막무가내식 떼쓰기 정치를 들지만 국민들은 오히려 여당이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해 줄 것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당의 지나친 보수 성향'에 대한 지적도 17.4%가 나왔다. 한나라당이 10년 좌파정책 청산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새로운 정치를 원하는 국민들이 바람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줄곧 계파 갈등은 사라졌다고 밝히고 있지만 응답자의 14.6%는 '친이명박, 친박근혜계 간의 지나친 계파 갈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여당이 아직도 하나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으로 내부의 전열 정비가 급선무라는 의미다. '청와대와 정부와의 소통 및 협력 부족'(14.3%)도 여전히 개선해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응답자의 12.4%는 '당 지도부 리더십 부족'을 문제로 제시했다. 최근 종합부동산세법 개정과 수도권 규제완화 등을 놓고 당내 이견이 표출되는 등 당 지도부가 172명의 의원들을 제대로 이끌고 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것과 관련이 있다.
나이별로 보면 '야당과의 대화 및 타협 부족'은 20대(40.9%), '당의 지나친 보수 성향'은 30대(26.8%), '지나친 계파 갈등'은 50대(22.6%)와 60세 이상(22.3%)에서 응답률이 높았다.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는 '야당과의 대화 및 타협 부족'(35%)에 이어 '지나친 계파 갈등'(19.9%)이 높게 나타났다.
"지나친 반대""지도자 부족" 응답비율 20%대로 엇비슷해
제1야당인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비전과 정책 부족'(24.4%)이 첫번째로 꼽혔다. 이어 '필요한 정부 정책ㆍ법안에 대한 지나친 반대'(22.5%)와 '국민이 주목할 만한 지도자 부족'(20.8%)이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비전과 정책 부족'은 30대(34.6%)와 화이트칼라(37.9%)에서, '정부에 대한 지나친 반대'는 60세 이상(32.6%)과 대구ㆍ경북(34.2%)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지도자 부족'을 꼽은 의견은 블루칼라(36.5%)에서 평균보다 훨씬 높았다.
이는 아직까지 국민들이 민주당을 그다지 신뢰하고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노선 및 정책경쟁, 대화와 타협, 유력한 지도자 등 정당정치의 3요소가 가장 큰 문제점의 앞 순위에 올랐다는 점에서다. 특히 세 항목에 대한 응답 비율이 엇비슷한 것은 어느 한 측면에서도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비해 '당 지도부의 리더십 부족'이라는 응답은 12%에 그쳤고, '잘못된 정부 정책ㆍ법안에 대한 무비판적 태도'라는 답변도 10.7%에 불과했다. 민주당이 최근 국회 파행 과정에서 보여준 이른바 견제야당 역할만으로는 수권정당으로 도약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민주당 지지층의 경우 '비전과 정책 부족'(32.3%)에 이어 '지도자 부족'(23.2%), '지도부의 리더십 부족'(17.7%) 등을 지적해 국민 전체의 생각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정부에 대한 지나친 반대'라는 답변도 8.5%에 불과했는데, 이는 한나라당 지지층(35.3%)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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