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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위기에 빛난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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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위기에 빛난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

입력
2009.01.08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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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금질한 쇠처럼 더 강하게"… 공격 투자로 '뉴 포스코' 발판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작년 10월 포스코 운영회의) "현재의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판매, 생산, 원료부문 간의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달라."(작년 12월 포스코 운영회의)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철강업계의 '위기론'에 대해 '기회론'으로 응수하며 공격경영 방침을 세우고 있다. 자동차와 건설, 조선 등의 철강 제품을 필요로 하는 후방산업이 침체되면서 철강업계의 시련은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나면 오히려 담금질한 쇠처럼 더 강한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게 이구택 회장과 포스코의 살아있는 경험이다. 엔지니어 출신으로 1969년 포스코에 입사해 40년간 세계 철강업계의 경기 순환 흐름을 피부로 느낀 이 회장의 판단이다.

포스코는 이에 따라 전남 광양 후판공장과 자동차 강판공장, 경북 포함 신제강공장 등에 올해 사상 최대 규모(6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작년(3조4,000억원)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준. 대부분의 기업들이 유동성 부족과 불투한 경기전망을 이유로 움츠러들 때 오히려 역발상의 전략으로 공략에 나선 것이다.

포스코의 이 같은 전략은 지난해 창립 40주년을 맞아 발표한 '포스코 비전 2018'에도 잘 나타나있다. 포스코는 2018년 매출 100조원(철강부문 70조원, 비철강부문 30조원)을 달성하기로 했다. 새로운 성공 신화를 창조하기 위해 철강 본업의 토대 위에 에너지, 건설(E&C)과 같은 전략사업 육성과 함께 신성장동력 사업을 적극 개발해 '뉴 포스코'로 거듭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글로벌 불황에도 불구, 포스코가 이처럼 야심찬 계획 아래 대규모 투자에 나설 수 있는 것은 상시체제의 위기극복 활동 덕분이다. 포스코의 '6시그마'(혁신운동)를 통한 원가절감 노력이 대표적인 예이다. 포스코는 2007년에는 영업이익(4조3,000억원)의 14%(6,000억원)가량의 원가를 절감하기도 했다.

사실 포스코 위기의 시작은 포항 영일만 허허벌판에서 제철소를 건설하면서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68년 4월 박정희 대통령의 특명을 받은 박태준 사장은 제철보국(製鐵報國)'이라는 원대한 창업정신으로 제철소 건립에 착수했다. 하지만 모든 게 불모지였던 시절, 제철소 건설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당시 자본축적이 안 된 탓에 일본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것 자체가 힘들었고, 차관자금을 어떻게 제철소 건설에 투입해야 하는가도 문제였다. 그래서 나온 유명한 말은 바로 "제철소 건설에 실패하면 모두 '우향우'해 동해 바다에 몸을 던져 죽을 각오를 하자"는 박 사장의 독기 품은 다짐이었다.

결국 이런 노력 덕분에 포스코는 제철소가 첫 가동된 1973년 매출액 416억원, 영업이익 83억원의 작은 회사에서 2007년 매출액 22조2,000억원, 영업이익 4조3,083억원이라는 경영실적을 낸 세계 3위의 철강회사로 우뚝 섰다.

하지만 위기의 파고는 더 높게 다가오고 있다.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철강 수요산업의 위축으로 세계 철강산업의 올해 전망은 밝지 않다. 조선의 경우 세계 선박 발주 규모가 작년보다 60%나 줄 것으로 분석까지 나오고 있고, 전세계 자동차 생산량도 4.3% 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국철강협회는 올해 국내 철강수요가 5,360만톤으로, 작년(5,930만톤)보다 9.5%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최대 철강회사인 아르셀로 미탈은 이미 지난해 4분기 미주ㆍ유럽 공장의 생산량을 15% 줄였고, 영국과 네델란드에 제철소를 둔 코러스도 최근 3개월간 20%를 줄일 정도다. 포스코도 지난달 소폭이지만, 감산에 돌입했다.

하지만, 올해 대규모 투자와 함께 고급제품 개발에 주력하는 포스코로서는 여느 해 시련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예고된 위기는 준비된 자이게 기회일 뿐이다. 포스코경영연구소 김준한 소장은 "미래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술개발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선점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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